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채권추심을 중심으로 민사 절차를 살펴보면, 먼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변제기일에 채무의 변제를 청구한다. 적시에 변제가 되지 않으면, 채무 변제를 독촉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채권을 회수하는 각종 방법을 시도해 본다. 그래도 변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보전처분·소송제기·독촉절차를 진행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채권회수를 위해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한다. 강제집행을 해도 채권이 회수가 되지 않을 때는 재산명시,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재산조회 등의 절차가 있다.

◇독촉하는 절차…내용증명=일단 변제기일에 변제를 청구했는데, 채권이 회수가 되지 않은 경우에 독촉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이 절차는 나중에 얘기할 독촉절차(지급명령)와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말 그대로 돈을 갚을 것을 재촉하는 절차라고 생각하면 된다.

채권회수 만기가 됐는데 거래처는 입금을 하지 않고, 담당자는 연락도 잘 되지 않는다. 수차례 전화를 보내고 이메일도 보냈지만, 입금이 되지 않았다. 이 경우 보통 먼저 생각하는 절차가 바로 내용증명이다.

흔히 내용증명을 보낸다고 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내용증명 우편’을 통해서 ‘최고서’, ‘독촉장’ 등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내용증명 우편은 어떤 내용이든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내용증명 우편으로 보낸 내용은 ‘그런 내용의 서신 발송이 있었다’라는 점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그리고 내용증명 우편은 언제 서신이 발송이 됐는지, 언제 상대방에게 도달했는지까지 기록이 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증거로서 효력을 가진다.

채권회수 만기가 됐는데 거래처가 입금을 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을 때 보통 먼저 생각하는 독촉절차가 내용증명이다. 채무자가 돈을 갚을 의지는 있으나, 다만 기일을 늦춰 달라고 하는 경우라면 변제각서나 채무확인서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채권회수와 관련해서 내용증명 우편을 보낼 때는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첫째 불필요한 내용을 기재하지 말 것이고, 둘째 채권금액은 가능하면 정확히 기재한다. 내용증명 우편은 강력한 증거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내가 상대방에게 보낸 내용증명 우편이던 상대방이 나에게 보낸 내용증명 우편이든 반드시 소송에서 증거로 제출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불필요한 내용, 특히 상대방에게 증명을 해야 할 책임이 있는 내용을 인정하는 내용 같은 것이 들어가서는 안된다. 일단 내용증명 우편을 통해서 발송된 내용은 후에 철회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내용증명의 내용은 최대한 담백하게 정리해서 보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내용증명 우편에 기재하는 내용 중, 채권의 액수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정확하게 기재해야 한다. 추후 법정에 내용증명 우편이 증거로 제출됐을 때, 내용증명 우편에 기재된 채권의 액수가 정확한 지가 문제되기 때문이다.

◇독촉하는 절차…변제각서·채무확인서 받기=채무자가 돈을 갚을 의지는 있으나, 다만 기일을 늦춰 달라고 하는 경우라면 변제각서나 채무확인서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변제각서나 채무확인서는 법인 채무자의 경우 대표이사가 법인인감을 날인하고, 회사의 인감증명서가 첨부되면 가장 좋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법인인감 도장을 찍으라고 하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럴 경우 법인의 사용인감을 날인하거나, 대표이사의 서명을 받거나, 지급담당자의 확인을 받기라도 해야 한다. 이런 문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나중에 크게 차이가 난다.

변제각서에 추가해 대표이사 혹은 보증인의 연대보증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표이사의 개인보증을 받는 경우, 대표이사가 법인 대표의 자격이 아닌 ‘개인의 자격’으로 보증을 하는 것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보통은 ‘자연인 김○○’이라고 표시한다.

위와 같이 변제각서·채무확인서를 받은 경우, 가장 큰 효과는 소멸시효의 중단이다. 소멸시효의 중단을 위한 ‘승인’이 돼, 변제각서를 받은 시점에 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변제각서는 소송에서 매우 중요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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