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설 ‘연구소’라고 하면 으레 부담부터 갖는 기업이 적지않다. 거창한 공간과 시설을 갖춰야 할 것 같아서다. 그러나 최소 조건만 만족시키면 작은 기업이라도 충분히 연구소 설립이 가능하다. 정부는 기업연구소 및 연구전담부서 설립신고제도를 통해 연구소를 설립하는 기업에 절세 및 인력지원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승인을 받아놓고 사후관리를 하지 않아 월 평균 100곳의 연구소가 취소통보를 받고 있다.

공간·인력, 요건만 갖추면 일주일 내 기업연구소 설립

우선 연구소를 설치할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다. 대기업, 중견기업, 중기업은 고정벽체와 별도의 출입문으로 구성된 독립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30㎡이하의 소규모라면, 칸막이 등으로 분리해 다른 부서와 구분만 할 수 있으면 연구소를 설립할 수 있다. 연구전용공간은 하나의 소재지에 설치하는 것이 원칙이나, 필요한 경우 주·부 소재지로 나눠 신고할 수 있다. 대신 각 소재지별로 최소 1명이상의 연구원이 상주해야 한다. 또 연구소가 타부서의 통로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독립공간으로 보지 않는다.

학사 이상의 학력이나 2년 이상 연구개발을 한 경험이 있는 전문대 이공계열 졸업생을 벤처기업은 2명이상, 소기업은 최소 3명이상, 중기업은 5명이상, 대기업은 10명이상 전담 연구요원으로 둬야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연구실 등의 요건을 갖추는 게 어려운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의 경우, 기업부설연구소 대신 기업연구전담부서를 운영할 수 있다. 연구전담부서는 1명의 연구전담요원만 있어도 설립이 가능하고, 연구소와 마찬가지로 세금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를 통해 신청하면 되고, 서류만 잘 갖췄다면 통상 일주일 이내 설립을 마칠 수 있다.

연구 및 인력개발비부터 부동산 취득세, 관세까지 절감

대표적인 혜택이 세액공제다. 연구 및 인력개발을 위해 사용한 비용 가운데 일정금액을 당해 과세연도의 법인세(또는 소득세)에서 공제해준다. 공제율은 총액발생기준과 증액발생기준으로 구분된다. 해당 과세연도 개시일로부터 소급해 4년간 연구 및 인력개발비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 직전 과세연도에 발생한 연구 및 인력개발비가 해당 과세연도의 개시일로부터 소급해 4년간 연구 및 인력개발비 평균액보다 적은 경우에는 총액발생 기준을 따라야 한다. 그 외에는 증액발생기준을 따른다. 연구전담요원과 연구보조원의 인건비, 연구용 견본품·부품·원재료 및 시약류 구입비, 연구·시험용 시설의 임차·이용비, 인력개발 및 기술지도 비용 등도 모두 세액공제 대상이다.

연구 및 인력개발을 위한 시설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일정률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은 6%, 중견기업은 3% 까지다. 단 중고품 및 리스에 의한 투자는 제외된다. 5년간 이월공제가 가능하고 중복적용은 불가하다. ▲공구·사무기기 및 통신기기 ▲시계 시험기기 및 계측기기 등이 대상이다.

기업연구소에서 직접 사용하기 위해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과세기준일 현재 기업연구소용으로 사용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재산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은 취득세의 60%, 재산세의 50%까지 감면이 가능하다. 중견기업과 대기업은 35%까지다. 이 경우 과밀억제권역은 제외된다. 단, 기업연구소 설치 후 4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없이 연구소를 폐쇄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경우, 그 해당부분에 대한 감면 취득세 및 재산세를 추징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과학기술 또는 산업기술의 연구개발에 활용하기위해 수입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관세의 80%까지 감면해준다. ▲연구개발용 기자재(매해 고시, 2016년 7월 기준 134개) ▲연구개발용 시약 및 견품 ▲연구개발 대상물품의 제조 또는 수리목적으로 사용하는 부분품 및 원재료 ▲지정물품의 수리목적으로 수입하는 부분품 등이 감면대상이다.

특히 연구개발용 기자재와 연구개발용 시약 및 견품은 이중으로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어 절세폭이 크다. 예컨대, 조세특례법에 따라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적용대상에 해당하므로 2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관세도 80% 감면을 받을 수 있다. 단, 관세감면의 경우 통관시점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사전에 관세감면대상 품목인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 관세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FTA 미체결 국가로부터 물건을 들여오는 경우 더 큰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인력지원도 받지만, 사후관리 못해 취소되는 곳도 적지않아

이밖에 인력지원도 있다. 신규채용으로 연구개발에 투입되는 전문인력은 병역의무면제가 적용되기도 하고, 능력개발비와 인건비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그동안 미취업자였던 청년을 신규채용하는 경우라면, 최대 1년 동안 인건비의 약 50%정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와함께 국가에서 주관하는 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도 주어진다.

단, 기업부설연구소의 경우 설립승인보다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연구소 승인이 취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달 평균 100여개에 달하는 연구소가 취소통보를 받는다는 게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규모, 인력 등 변경사항이 발생하는 경우 곧바로 신고하는 게 중요하다. ▲2년 이상 변경 신고를 하지 않거나 ▲보완사항이 발생했는데 1개월 이상 이행하지 않은 경우 ▲또는 연구개발 활동이 없거나 의무사항을 준수하지 않으면 승인이 취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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