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조사에서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으로 분류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대부분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문재인정부 들어 탄력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침에 대해 일각에서는 과도한 요구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무기계약직이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정규직과 동일한 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국회에서 지난 1일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토론회’에서 공개된 자료를 보면, 무기계약직은 근속기간이 오래돼도 임금이 오르지 않는다. 직급도 없고, 직장내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취급돼 승진기회도 없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무기계약직 근로자는 “정규직과 다르게, 수당을 통상임금에 적용하지 않고 임금을 지급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체불임금 청구소송을 진행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간제와 다른 점은 ‘고용안정성’ 하나뿐이고, 나머지 근로조건 모두는 기간제와 같다고 해도 무방하다.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는데, 무기계약직 또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는 것은 분명 부당한 일이다. 또 동일한 업무는 아니라도 사실상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다면 무기계약직, 비정규직이라는 신분 때문에 불합리한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 토론회에서 제시된 자치단체 임금실태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정규직 임금대비 무기계약직의 임금은 50~60% 수준이다. 제주도의 경우 정규직 평균 임금은 507만원인데, 무기계약직은 그것의 32%인 161만원에 불과했다. 물론 전체 평균이기에 그런 차이가 생길 수 있고, 업무성격도 다를 수 있기에 격차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정부는 ‘일자리 100일 계획’을 지난 1일 발표했는데, ‘동일노동, 동일임금’, ‘비정규직 감소’가 가장 큰 축이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81만개 ‘양질(良質)’의 일자리를 약속했다. 강조하면 일자리 계획은 ‘양(量)’ 뿐만 아니라 ‘질(質)’의 문제도 함께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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