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는 늘 시끌시끌하다. 공직자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숨겨져 있던 과오가 민낯으로 드러난다. 인사청문회에서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을 대통령이 공직자 결격사유 5대원칙으로 정해둘 정도다. 서민들은 엄두도 못 낼 일지만 소위 사회지도층에서는 손쉽게 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각종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국회 보이콧을 시사하며 강수를 두고 있지만, 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의혹제기는 근거가 미약하거나 추측·과장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수준 이하의 의혹 제기로 문자폭탄을 받기도 했다. 야당의 주장을 인용한 일부 언론의 보도 역시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확대 재생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야당에서 반대하더라도 공정거래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을 하면 된다. 다만 국민여론이 부정적이면 대통령도 그 부담을 떠안고 임명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당 등 일부 야당의원들은 이 때문에 김 후보자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국민여론은 그들의 생각과 다르게 가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 이후 학계와 관련업계의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들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6일에는 학계·정계·사회인사 498명이 ‘김상조를 아끼는 사회 각계 인사 498명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김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소속 가맹점주들도 7일 국회 앞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거래위원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을 만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질타의 대상이었다. 공정위가 대기업에만 공정하고, 경제적 약자들에게는 불공정하게 대해왔다는 비난이었다. 그 때문에 김 후보자에 대한 업계와 학계의 기대는 크다. 김 후보자가 학자이며 시민운동가로서 그동안 보여준 행보를 국민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청문회는 국회의원만의 몫이 아닌, 국민이 다함께 지켜보고 함께 검증하는 자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야당의 역할이 ‘정부 발목잡기’ 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면, 국민을 대신하는 자리에서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더 이상 해서는 안된다. 그들이 김 후보자를 극구 반대하는 이유가 ‘두려움’이 아니라면, 또 한국당과 바른정당 그리고 국민의당이 말하는 협치가 정경유착이라는 이름의 재벌 봐주기가 아니라면, 김 후보자의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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