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통화하면서 “한국에서도 북유럽 국가의 ‘노르딕 모델’을 활용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노르딕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노르딕 모델(Nordic model)은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의 경제·사회적 모델을 일반화한 것이다. 국가마다 경제여건을 반영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가계로의 소득이전과 세금에 의한 공공서비스의 제공을 강조한다. 노르딕 국가들은 조세와 사회보장부담률을 더한 국민부담률이 평균 50%에 이른다. 부유층이 지불해야하는 금액은 더 크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은 의료, 보건, 교육, 실업 등 사회안전망으로 공급된다.

소극적인 복지보다 ‘일을 통한 복지’를 강조해 적극적인 노동정책을 추진한다. 예컨대 고용률이 높다. 노조조직률이 높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중앙 노사간 협의에 의해 임금협상을 진행하기 때문에 생계비와 물가 반영 등 임금인상 폭이 합리적이다. 노사간 협상에 별도의 정부간섭은 없다. 실업급여도 관대한 편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노동시장과 상품시장에 대한 규제가 여타 유럽국가에 비해 적고 소득불평등도가 낮으며, 교육비 지출과 사회복지 투자가 많다. 아동보호와 교육, R&D와 같은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도 높은 편이다. 이와함께 부패가 적어 공공부문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높다. 이를 바탕으로 양질의 의료·교육체계, 지적재산권 보호체계, 신뢰도 높은 사법체계가 구축돼있다. 나라가 작고 인종적으로 유사해 이러한 특징을 갖는게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노르딕 국가들은 경제적 효율 및 사회적 형평이라는 두가지 분야에서 만족할만한 성취를 이뤄냈다. 높은 국민부담률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참가율이 높고 양질의 인적자원 투자가 이뤄진다. 이에따라 기존의 자본주의를 대체할만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국이 떠안고 있는 양극화, 청년실업, 복지 등 각종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우리사회에 던져주는 메시지가 크다.

노르딕 모델과 같이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펼치면, 노동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부담을 없앨 수 있다. 이는 구직자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인식이 바뀌면 청년들이 기피하는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고, 청년실업 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 제조업 등 산업전반의 자생력도 높일 수 있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 타파, 내수시장 및 수출시장 확대와 같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아울러 초고령화 사회가 목전인 상황에서 고령자에 대한 사회안전망도 체계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물론 노르딕 모델이 100% 완전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 고령화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정적자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그러나 저성장, 샌드위치론 등 한국경제의 위기가 부상하는 상황에서 노르딕 모델이 던져주는 의미는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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