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신산업이 주목받으면서 관련단체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여러 목적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해당업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한데 모으고 관련 부처에 전하기 위해 ‘채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협회나 단체는 해당산업 발전을 위해 설립돼 선순환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 또 산업현장의 고충이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고, 정책수립에 일정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신산업의 경우, 소수의 관계자들이 우선 모이는 공론의 장도 될 수 있어 두말할 필요없이 중요하다.

문제는 설립취지에 반하는 일부 단체가 있다는 점이다. 취재차 만났던 한 기업대표는 업계에서 알려진 협회에 가입했는데, 어려움이 생겨 도움을 요청했지만 가타부타 일언반구 없이 방관만 했다고 아쉬워했다. 심지어 단체 권위를 내세워 다른 기업에 갑질을 하는 경우도 있고, 사익을 챙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회원사보다는 단체 이익만을 위해 정책을 제안하는가 하면, 이를 계기로 정부사업에 참여하기도 한다. 또 임원이 소속된 기업을 홍보하는 도구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다.

이해관계자 특히 회원사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기위해 관련 협회·단체는 반드시 필요하다. 중앙부처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업계의 실상을 알리고 산업정책이 제대로 시행되도록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원사는 ‘나 몰라라’하고 사익만을 취하며 그 운영이 투명하지 않다면, 해당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임에는 틀림없다. 세금지원까지 받는 단체라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 크다. 만약 이들 단체에 지원을 한다면, 혈세를 낭비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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