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시장에서 현대기아차 등 한국업체의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 3월부터 급감하고 있다. ‘사드’의 영향도 있지만, 그 보다는 중국 로컬 자동차업체의 부상 등 급감원인이 다양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이 19일 발표한 ‘사드문제가 자동차업계에 미친 영향과 향후 대응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시장에서 한국업체의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 3월을 기점으로 급감했다. 3월과 4월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8만대, 9만6000대가 줄어 52.6%, 65.3% 급감했다. 5월 또한 9만8000대가 감소, 전년 동기대비 64.9%가 줄었다.

<자료=산업연구원/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당초 지난해 7월8일 한·미 양국이 사드배치 결정을 발표한 시점만해도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산업연구원은 “2015년에 중국업체의 도전으로 한국업체 자동차 판매량이 큰 폭으로 위축된 경험이 있고, 2016년에 2014년의 판매량은 회복했지만 점유율은 줄어들고 있는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한국업체의 중국시장 자동차 판매 점유율은 2015년 6월 이후 6%대로 낮아졌고, 2016년 1월에 5.6%까지 떨어졌다가, 같은 해 11월 8% 수준으로 올랐다. 하지만 올해 1월 다시 5%로 하락했고, 3월에는 3.4%, 4월과 5월에는 3.0%를 기록했다. 올해 2월말 사드부지를 제공한 이후 관련제재가 강화되고, 한국브랜드 기피현상이 심화됐다는 것이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하지만 과거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였던 일본의 경우와 비교해도 중국에서의 한국 자동차 판매 위축세는 가파르다. 일본은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영토분쟁을 겪었고, 이후 자동차 판매량이 가장 크게 감소한 2012년 9월, 10월, 11월 각각 41.1%, 58.0%, 37.0% 줄었다. 그래도 한국업체보다 감소 폭이 크지 않았다. 시장점유율도 2011년 19% 수준에서 2012년 16%, 2014년 15%대까지 낮아졌지만, 올해 한국 브랜드 자동차 판매위축으로 점유율이 17.4%까지 회복했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업체의 판매량이 급감한 원인은 단순히 사드의 영향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중국 자동차시장 구조의 변화, 중국 로컬 자동차업체의 부상, 일본브랜드와의 경쟁력 차이 등 다양한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시장에서 한국브랜드에 대한 인식은 로컬브랜드에 비해 약간 우수하지만 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뿐만 아니라 VW, 쉐보레, 뷰익, 포드, 혼다, 도요타 등 양산 글로벌브랜드에 비해서도 뒤지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고품질·저가전략을 유지하되, SUV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디자인 및 기능 등에서 차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올해 1월 기준 세계 자동차부문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중국 로컬브랜드는 100위권 안에 15개 업체가 올랐다. 한국은 현대자동차 12위, 기아자동차 18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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