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던 미국이 지난해 연말부터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2008년 12월 0.25%였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12월 0.5~0.75%, 올해 3월 0.75~1.00%, 6월 1.00~1.25%를 기록하며 1%대로 진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완전고용 수준의 고용지표와 지속적 경제성장에 따른 물가상승률’을 금리인상의 이유로 지목했다.

금리인상은 금융위기 이후로는 네번째이지만, 올해 들어서는 벌써 두번째다. 금리 3%를 목표로 3년간 매년 3회의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게 JP Morgan, 씨티 등 글로벌 금융기관의 예측이다. 이에따라 올해가 끝나기 전 상한을 1.5%로 하는 금리인상이 한차례 더 있을 전망이다.

이 경우 10년 만에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된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1.25%다. 문제는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국내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다중채무자 등 한계가구와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부채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22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대출금리가 0.5%p 오를 경우 고위험가구는 8000가구 증가하고, 1%p 오르면 2만5000가구 늘어난다. 금융부채는 각각 4조7000억원, 9조2000억원 늘어난다. 고위험가구는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 자산을 팔아도 부채를 갚을 능력이 취약한 가구다. 지난해 3월말 기준 총 부채가구의 2.9%(31만5000가구), 총 금융부채의 7.0%(62조원)를 차지한다.

IBK경제연구소 또한 금리가 0.25%p 오를 경우 한계가구는 3000억원, 한계기업은 8000억원의 부채가, 0.5%p 오를 경우 각각 6000억원,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부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3월말 가계부채는 1359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도 153.3%로 전년 동기대비 8.6%p 올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금리가 올라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속도가 붙으면,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어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다. 결국 가계지출 감소로 이어져 전체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도 불러올 것이다. 가계부채를 연착륙 시킬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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