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로 와이파이(WiFi) 프리존을 확대하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애니파이㈜는 개인 모바일을 통해 와이파이 존을 확대시켜 데이터 비용 제로화에 도전하고 있다. 애니파이는 상주 인력 8명 중 6명이 엔지니어로 구성된 팀이다. CEO와 CTO 모두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으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에릭슨 등 실리콘밸리 출신 기술자들이 모여 창업한 무선통신기술 스타트업이다.

애니파이㈜의 권도형 대표는 모바일 P2P연결로 메쉬(mesh) 네트워크를 실현해 무료 와이파이 존을 확장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중기이코노미

“최근 통신비 절감이 화두가 되고 있듯이, 대한민국 가계의 이동통신비 부담은 OECD 국가 중에서도 1위를 차지합니다. 어느 나라보다 통신환경이 뛰어나고 데이터 사용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데이터 비용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미미하죠. 향후 데이터 수요는 폭발적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개인 모바일에 애니파이 앱 설치, 와이파이 도달범위 확장

애니파이의 권도형 대표는 모바일 P2P연결로 메쉬(mesh) 네트워크를 실현해 무료 와이파이 존을 확장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메시 네트워크는 인터넷 망을 이용하지 않고 컴퓨터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는 네트워크 형태를 말한다.

권 대표는 스탠포드대 재학 중 군 입대해, GOP 무전병으로 군생활을 하며 이 아이템을 구상했다. 군에서 통신 인프라가 사라졌을 때를 대비해 무전기를 활용한 P2P 메쉬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권 대표는 제대 후 스탠포드 대학 친구인 장기석 CTO와 함께 기술자를 모아 애니파이를 창업했다.

메쉬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한 애니파이 개념도.<자료=애니파이>

“정부가 얘기하는 전 국민 무료 인터넷을 실현하려면, 20만개의 공공와이파이 AP를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애니파이 앱을 활용한다면, 필요 와이파이 AP를 4만개까지 줄일 수 있죠.”

원리는 간단하다고 한다. 와이파이에 연결된 개인 모바일에 애니파이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모바일에서 모바일로 연결해 와이파이가 도달하는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권 대표는 현재 전국의 유휴 와이파이 사용을 극대화하면, 전 국토가 애니파이 커버리지에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략, 위험회피, 방향…팁스 운영기업 인포뱅크가 짚어줘”

애니파이는 이 기술로 2015년 9월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6월에는 팁스(TIPS) 팀에 선정됐다. 팁스 선정까지는 팁스 운영사인 인포뱅크㈜와의 인연이 컸다. 권 대표가 스탠포드 대학 선배인 인포뱅크 박태형 대표에게 사업관련 조언을 구하는 과정에서, 인포뱅크가 투자를 결정했고 팁스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권 대표는 대원외고 재학시절 ‘하빈저’라는 입시정보 제공 서비스를 개발해,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당시 반응이 좋아 이를 다른 기업에 판매하기도 했다. 권 대표는 이후에도 몇번의 창업 경험이 있지만,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며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에 여러 번 직면했다고 말한다.

“팁스 창업팀과 운영사와의 만남은 단순히 금전적인 투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를 하는 관계입니다. 특히 통신 사업분야에서 입지가 확고한 인포뱅크는 저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전략을 제시해주며, 혹시 모를 위험을 피할 수 있게 해주고, 앞으로 가야 할 방향도 짚어줬죠.”

현재 애니파이는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테마파크 에버랜드에서 애니파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인파가 몰리고 대기시간이 길어, 인터넷 사용량이 많은 곳이다. 권 대표는 에버랜드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보완점을 찾아내고, 곧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남아메리카 등 인터넷 음영지역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권 대표는 최근 네덜란드의 한 매체에 애니파이가 소개되면서 네덜란드에서만 애니파이를 2000회 이상 다운받는 등 호재도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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