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은 기획, 설계, 생산, 공정, 유통, 공급망 관리 등 제조과정에서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해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지능형 공장을 말한다. 예컨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스마트공장 스스로 분석하고 맞춤형 제품을 만드는게 가능하다. 또 IoT(사물인터넷)나 자동화로봇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품발주를 통제할 수도 있다.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다양화·세분화되는 소비자욕구를 충족시키고, 제조업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가 스마트공장이다.

하지만 개념도 모호한데다, 운영·관리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어 스마트공장 도입을 망설이게 된다는 게 기업 관계자들의 말이다. 중기이코노미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예전에도 정부가 ERP(전사적자원관리)를 장려해서 비싼 비용을 들여 도입했는데, 조립작업이 많은 회사라 10~20% 활용하는데 그쳤다”며 똑같은 일이 벌어질까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기업의 한 관계자도 “언론에서 스마트공장 이야기가 쏟아져 관심을 가지게 됐지만 추상적인 개념만 있고 실제 내용이 없어, 정말 도입만 하면 효율성이 오르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스마트공장 구축 7단계 과정=이에대해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이사는 23일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가 주최한 ‘스마트공장, 이렇게 구축하라’ 세미나에서 스마트공장 구축 과정을 7단계로 구분해 진행할 것을 조언했다. 수준진단 및 평가→목적과 목표설정→개선대상과 범위확정→필요기능과 적용기술 결정→필요인력 조직화→계획 및 실행→검증 및 분석 순이다.

우선 현재 공장의 수준을 진단해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정확한 현황을 파악해야만 수준에 맞춰 목표와 개선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진단 및 평가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외부기관 등이 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공장화는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어떤 기계나 체계가 존재하는지, 원료나 부품은 어떻게 조립되고 제품이 완성되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현황과 수준을 파악했다면, 왜 스마트공장을 구현해야하는지 목적을 정해야 한다. 무작정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식이 아니라, 목적에 따라 기대하는 목표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설정하는게 중요하다. 예컨대, ‘올해 12월1일까지는 빅데이터의 신뢰성을 현재 20%에서 30%로 향상시킨다→내년 5월까지 수익성을 현재 5%에서 10%로 늘린다→이같은 과정을 통해 내년 12월31일까지 원가를 2% 이하로 절감한다’와 같은 방식으로 목표를 정한다. 수치화하는게 좋고, 무리한 목표대신 현실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통상 현재 수준에서 1~2%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야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박 이사는 조언했다.

목적과 목표를 정했다면 어느 부분을 얼마나 개선할 것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목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개선대상으로 삼고, 언제까지 얼마나 개선할지를 정하면 된다. 그리고 개선해야 할 다른 부분들도 같은 작업을 반복해 개선목표와 범위를 정하면 된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이사는 “스마트공장을 남들이 하니까, 이슈가 되니까, 이와 같은 이유로 무작정 뛰어들었다간 실패할 수 밖에 없다”며 “막연하고 정성적인 목표 대신 구체적이고 명확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스마트공장이 기대했던대로 구축됐다면 제대로 실행되는지 검증해야 한다. 계획대로 실행되는지, 기대했던 목표대비 결과는 만족스러운지 등을 분석한다. 일회성으로 그쳐서는 안되며, 스마트공장을 추진하고 수행하는 전 과정에 걸쳐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만약 실수나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수정하고, 결과가 만족스럽다면 해당 공정외 다른 분야에도 스마트공장화를 추진하면 된다.

◇외부기관 지원프로그램 활용=이상과 같은 과정을 기업 스스로 하기 어렵다면, 외부 지원사업을 활용한다. 인더스트리4.0협회,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은 기본적인 진단 프로그램, 구체적 실행방안, 임직원교육 등 스마트공장화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후 현장 제조 전문가를 중심으로 데이터전문가, IT전문가, 외부전문가와 함께 팀을 구성하면 된다. 이들이 스마트공장 구축 계획에 따라 진행한다. 해당 과정에서는 임직원들과 계획을 공유해 주기적으로 현황을 보고하며, 현장의 작업자 및 관리자들의 지원과 협조를 구한다. 

또 스마트공장 구축에 따라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하는 작업자의 반발이나 비협조를 줄이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노조가 있다면 처음부터 함께 소통하는게 좋다. 만약 구조조정을 한다면 언제 어떻게 필요한 교육을 할지, 새로운 일자리는 어떻게 제공할지 등을 공유하고 협조를 얻어야 한다.

박 이사는 “톱-다운(Top-Down, 위에서 밑으로 지시)으로 이뤄지는 스마트공장화의 특성상 대표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만큼 전체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고, 상황을 공유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수정사항은 없는지 등 꼼꼼하게 점검해야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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