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의 ‘거짓말 대잔치’가 가관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당이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검증한다는 명분으로 꺼내 들었던,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 증거가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유미씨가 제보자라고 지목했던 문준용씨의 파슨스 디자인스쿨 출신 김모씨는 ‘문씨와 일면식도 없고 특혜의혹도 모르는 바’라고 한 언론을 통해 밝혔다. 대선 당시 공명선거추진단 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은 이유미씨가 조작한 녹음파일을 들었는지 여부를 두고 이준서 국민의당 전 최고의원과 서로 거짓말이라며 다툼을 하고 있다. 이준서 전 최고의원과 박지원 전 대표가 조작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의 진실싸움도 벌어지고 있다.

선거가 끝난 지 50여일이 지나 국민의당은 ‘준용씨 취업비리’ 제보가 조작됐다고 시인했지만, 조작은 당원이 ‘알아서’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지원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검을 해서 우리당의 잘못이 있다고 하면, 그 잘못도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를 두고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특검하자는 얘기는 저쪽도 여전히 의혹이 있다는 얘기 아니겠냐”며 ‘대선 불복’하겠다는 발언이며 물타기라고 꼬집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입장발표 시점을 재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 대선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의 9촌 관련된 인사 청탁 문제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가 이후 사실이 아니라고 사과한 바 있다. 이쯤되면 국민들은 ‘양치기 소년’ 국민의당의 말을 더 이상 귀담아 듣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제보조작이 당 차원에서 이뤄졌는지, 당원의 충정에 의한 것인지는 검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이번 사건에 대하는 자세를 보면 볼썽사납다. 이번 사건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 정치를 하겠다고 창당한지 1년5개월여 만에 터진 국민의당 존립 자체를 흔드는 매머드급 스캔들이다.

국민의당 측은 대선 당시 ‘정유라’의 이대 입학비리와 이 건을 동일선상으로 연계해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정유라’에 대한 국민의 악감정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심산이었을 것이다. 안 후보 자녀에 대한 각종 의혹이 나오자, 문 후보 아들 특혜 채용 의혹 카드는 후보검증 차원의 의혹제기를 넘어 문 후보의 치명적인 결격사유가 된다는 주장을 펼치며 물타기를 했다. 언론이 가짜뉴스를 걸러내겠다고 마련한 팩트체크에서 ‘준용씨 취업비리’에 대해 상당수가 ‘허위’이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진단했음에도, 국민의당 측은 파급효과가 상당한 ‘유력후보 아들의 취업비리’ 의혹 제기를 선거 전략에서 빼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과한 욕심이 부른 거짓말은 당을 존폐위기에 빠뜨린 것이다.

지금까지 국민의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당으로서의 책임지는 자세라기보다는 “나는 저 정보에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진실’로 믿었어”라는 뉘앙스로 또, 이런저런 이유로 당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자기합리화에 급급한 모양새다. 안철수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이들은 그의 진정성과 ‘새 정치’ 하겠다는 약속에 기대를 걸었을 것이다. 그 신뢰를 기반으로 대선 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전 대표는 어떤 모습으로라도 한시바삐 국민 앞에 서야 한다. 국민의당이 말하는 새 정치가 대선용이 아니라는 것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보여줘야 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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