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커피’라는 브랜드로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이에이티는 지난 2013년 7월 국립중앙의료원의 1층 점포를 낙찰받았다. 가맹희망자와 ‘위탁관리계약’이라는 명칭으로 해당점포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에이티는 정보공개서를 제공하지 않았고 1년치 임차료와 인테리어 시공비용, 교육비 등의 명목으로 총 3억1600만원을 받았다. 공정위는 해당계약이 위탁관리계약이 아닌 가맹계약에 해당하며, 가맹사업법상 정보공개서 제공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최근 이처럼 실질적으로는 가맹계약이면서, 가맹본부가 위탁관리계약을 맺고 책임을 떠넘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가맹본부가 다른 계약명칭을 사용하면서 정보공개서 제공 등의 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건처리 건수가 2013년 201건에서 2016년 407건으로 늘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보통 위탁계약이라면 위탁자가 점포 인테리어 등 설비 설치비용과 손익 부분에 책임을 지며, 수탁자는 점포관리와 영업을 맡아 수수료를 취득한다”며 “해당계약은 영업이익과 손실, 인테리어 비용, 각종 시설집기 설치비용, 임차료 관리비, 재고손실 등 점포의 개설운영에 소용되는 비용을 가맹희망자가 부담하는 가맹계약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어 “명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계약내용으로 위탁관리계약인지 가맹계약인지 판단을 한다”며 “위탁관리계약은 상법에 해당되기 때문에 정보공개서 제공 의무가 없다. 가맹희망자는 계약내용과 함께 정보공개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공개서는 가맹본부의 사업현황, 임원의 법률위반 이력, 가맹사업의 개시절차 등 가맹사업에 필요한 사항을 담고 있다. 정보공개서는 가맹계약 체결일 혹은 가맹본부가 최초가맹금을 수령한 날 중 빠른 날로부터 14일 이전까지 가맹점희망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정보공개서를 제공받지 못한 가맹희망자는 가맹계약 체결일로부터 4개월 이내 가맹금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보공개서가 보통 30페이지에서 50페이지 정도의 정보를 담고 있는데, 가맹희망자는 이 정보를 보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가맹희망자에게 불리한 정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계약체결 직후 구속력이 생기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보공개서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가맹계약을 맺었다면 가맹점을 운영하면서 발생한 분쟁에 대해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신청을 할 수 있다”며 “위탁관리계약이라면 법원을 통해 소송을 해야하기 때문에, 협의회를 통했을 때 보다 변호사비용 등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또 협의회를 통해 조정이 성립됐다면 확정판결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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