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호·외관 완벽히 같지 않아도, 소비자 혼동 ‘상표권 침해’

상표를 등록하면 상표권자는 지정된 상품에 대해 등록된 상표를 사용할 권리를 독점한다. 이에따라 타인이나 다른 회사가 등록된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면 사용금지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상표에 쌓인 소비자의 신뢰를 도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상표권 침해여부 판단기준은 혼동 가능성 존부다. 칭호·외관·관념의 세가지 요소를 고려해 판단한다. 유사한 상표가 사람들을 기만하거나 혼동시킬 가능성이 있으면 상표권 침해가 성립된다. 이와함께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할 목적이나, 사용하게 할 목적으로 교부·판매·위조·모조 또는 소지하는 행위도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다만 칭호나 외관, 관념 가운데 어느 하나가 유사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차이가 있어 거래상 상품출처의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없을 때에는 상표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다. 반대로 각 요소에서 서로 다른 부분이 있어도 전체적으로 볼 때,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오인하기 쉬운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로 인정된다.

타인이 상표를 도용한 경우 경고장을 보내 침해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 고의로 침해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을 중지할 것이다. 무시하거나 계속해서 사용하면 법적구제를 통해 사용을 중지시킬 수 있다. 상표권이 침해된 경우 상표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상표법에는 각종 민·형사상의 구제조치가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민사적으로는 경고, 증거보전 등의 사전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가압류 및 가처분 등의 보전처분 신청도 가능하다. 또 손해배상청구권, 신용회복청구권,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행사할 수 있다. 형사적으로는 상표권 침해죄 요건을 갖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아울러 침해행위에 제공되거나 그 침해행위로 생긴 상표·포장 또는 상품 그리고 포장의 제작용구 등은 몰수된다.

“상표권 침해했다” 주장하면 사용중지하고, 등록여부 확인

다른 사람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경고를 받았을 경우 즉시 상표 사용을 중지하고, 시간을 벌어 어떤 방법으로 대처할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문제가 되는 상표가 실제 등록이 완료돼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특허청이 제공하는 특허검색 서비스 ‘키프리스’에 접속해 상표명, 권리자 성명, 출원 또는 등록번호 등을 검색하면 상표등록 여부를 알 수 있다. 

상표브로커의 경우 등록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심지어 상표출원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표권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상세사항을 확인해 출원번호가 기재돼 있는지, 등록번호는 기재돼 있는지를 확인하고, 경고한 자와 상표권자가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출원중이라면 권리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를 통해 거절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다.

두번째로는 침해를 주장하는 상표가 로고와 식별력없는 표장을 결합해 등록받은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식별력이 약하거나, 없는 표장에 로고나 캐릭터를 붙여 상표를 등록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상표가 잘못 등록된 것이라면, 침해를 주장하는 자에게 그 상표권이 무효임을 밝히는 서신을 보내고 특허청에 무효심판을 청구하면 된다. 전문가를 통해 식별력을 갖췄는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외관상 유사한 경우 ‘비유사한 상표’에 해당되는지도 판단을 

타인이 자기의 상표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등록상표와 자신이 사용하는 상표가 유사한지의 여부가 애매모호할 경우에는 특허청에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해 회신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외관상 유사하지만, 특허청이 상표권 침해로 인정하지 않는 ‘비유사한 상표’에 해당되는지 여부도 판단해 봐야 한다. 상표권 침해여부를 판단할 때의 유사범위는 상표권 등록과정에서의 유사범위보다 좁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특허청이 등록은 비교적 쉽게 받아주지만, 상표권 침해여부를 다툴 때는 엄격하게 심사한다는 말이다. 양 상표의 외관뿐만 아니라 상표를 사용한 정황, 부정한 목적의 유무(고의·과실), 모방 의도 등을 종합해 다른 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

상표권자의 상표등록이 확실하다면, 본인의 상표 사용이 상표법 제51조에 따라 ‘상표권 침해가 면제되는 경우’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①자기의 성명(상호) ②성질표시 ③기능적 표시에는 상표권이 미치지 않는다. 상표권 등록요건에 따르면 상품의 성질, 기능에 대해서는 상표권으로 등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먼저 사용한 경우라면 ‘선사용권’을 주장할 수도 있다. 타인의 상표출원 전부터 사용해 국내에 어느 정도 알려진 상표라면 타인 상표출원과 관계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전문적인 상표브로커로 판단되면 특허청 홈페이지 ‘상표브로커 피해신고 센터’를 활용해볼 수 있다. 특허청은 피해신고 센터를 통해 상표브로커가 발송한 경고장, 합의금 요구 등 다양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고, 피해방지 방안을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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