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식량자원인 곤충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법을 개정하고, 일반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도 양주시 농업기술센터 조상섭 지도사는 7일 더불어민주당 박정, 윤후덕, 김철민, 위성곤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한 ‘미래 먹거리,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이상기후 등으로 식량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곤충은 간과해선 안되는 미래 식량자원”이라며 “국내는 산업화 생산·사육기반이 미흡하고, 유통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곤충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저탄소 산업을 이끌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번식력이 강하고 단백질이 풍부한데다 환경오염은 적어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또 친환경 농업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늘면서 화분매개, 천적곤충의 가치 등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일찍부터 곤충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육성하고 있다. 미국 귀뚜라미 산업 시장의 경우 약 1500억원 규모에 달하며, 중국은 전갈·귀뚜라미·물방개 등 약 10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 2010년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곤충산업육성법)’을 제정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1차 곤충산업육성 5개년 계획’에 따라 곤충의 산업적 이용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2011년 1680억원이었던 국내 곤충시장 규모는 2015년 3039억원으로 약 두배가량 늘었다. 곤충을 사육하는 농가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724개에 그쳤던 곤충사육농가는 지난해 1261개까지 늘었다.

그러나 눈에 띌 만한 성과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농축산법과 관련법에 곤충관련 내용이 미비한데다 구체적인 육성계획이 부족하다. 또 현행 곤충사업육성법에는 곤충생산업, 가공업, 유통업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 따라서 품질과 시설에 대한 기준이 있을리 만무하다.

예컨대 현재 축산물, 수산물 및 그 가공품은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필수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곤충식품은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의 ‘기타가공품’에 포함해 관리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물질, 대장균, 중금속 등 몇가지 항목을 지정해 최소한의 규정만 적용하고 있다. 먹는 식품인만큼 철저히 관리해야 하고, 곤충의 가공공정에 따른 개별기준을 마련해 안전성을 확보, 수요를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미래 먹거리,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장 앞에 마련된 ‘곤충관련 제품 전시회’. 경기, 충청, 전북, 경북, 경남 등 전국 각지의 21개 업체의 곤충을 원료로 한 식품, 화장품 등 93개 제품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중기이코노미

또 곤충사육시설을 만들기 위해서는 건축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건축법에는 가축, 동물, 식물 등만 있지 곤충과 관련된 내용이 없다. 건축허가를 받기 어려워 관계부처와 기업이 개별적으로 협의해 시설을 지어야 한다. 산업을 키우겠다는 정부 입장과 달리 진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함께 대중의 인식개선도 시급하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이희삼 과장은 “현장에 나가서 곤충산업을 홍보하다 보면, 거부감과 혐오감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곤충이 원료인 제품을 소개해도 ‘과연 사업이 되긴 되느냐’며 거부 반응부터 보인다”고 털어놨다.

중기이코노미 취재과정에서 만난 업계 한 관계자 또한 “대부분의 소비자가 곤충에 대해 ‘징그럽고 짜증난다’, ‘저걸 어떻게 먹냐’ 등 부정적이라 사업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한국곤충산업협회 백유현 회장은 “교육부와 협조해 식용곤충 관련 내용이 학습용에 포함되면 좋겠다”며 “어릴 때부터 식용곤충을 접하고 거부감이 없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과서에 반영해 식용곤충 미각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밖에 시설투자비 부담이 크고 질병 관리가 어려운 곤충산업의 특성상 ▲생산비 보조사업 확대 ▲대량생산 기술 보급 ▲병해충 방제 및 사육기술 보급 ▲새로운 식약용곤충 개발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었다.

토론회에 참여한 농식품부 한 관계자는 “향후 곤충산업육성법을 개정하는 동시에 곤충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곤충요리 경연대회 ▲청소년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미각 교육 ▲언론 홍보 등을 통한 곤충 영상물 제작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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