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은 공정한 ‘낙수효과’와 소득주도 ‘분수효과’의 투트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불공정 시장질서 원인, 낙수효과 작동하지 못하는 산업생태계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불공정 시장질서 원인으로 낙수효과가 작동하지 못하는 산업생태계를 지목하고 “과거 30여년 동안 낙수효과 모델이 상당 정도 한계에 이르렀다. 성장의 과실이 빠르게 확산되지 못하고, 부의 분배 연결고리가 약해지거나 끊어진 상태”라며 “낙수효과와 분수효과의 투트랙을 착실히 준비해서 합리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끊어진 고리를 잇는 작업이 중요하며, 그 작업이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이다. 그런 측면에서 공정위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장의 공정경쟁 상태를 강화하고, 갑을관계로 일컬어지는 불공정거래를 개선해, 한 부분의 성장과실이 다른 부분으로 빠르게 확산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변화된 환경 속에서 국민들의 구매력이 성장동력으로 작용하는, 낙수효과에 대비되는 분수효과가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라며 “현재 한국경제 상황 속에서 이 두가지 트랙을 함께 사용하는 경제정책으로 가야하지 않나 싶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많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범정부차원에서 소상공인과 영세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하는 등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득주도 성장 추진과 공정한 시장경제질서 확립을 위해 공정위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소득주도 성장을 이루면서, 시장 속에서 경제주체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1차 분배가 이뤄지고, 미흡한 부분은 정부가 복지정책으로 만회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라며 “그 속에서 공정위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새 정부의 정책목표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기본전제가 되는 시장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기본 역할이다”고 말했다.

“불공정한 시장질서에 대한 민원 폭주…민주주의 틀내 정부역할 수행”

하지만 김 위원장은 공정한 시장경제와 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함에 있어 정부가 나서 일방적으로 요구하기 보다는 합리적인 과정을 거칠 것임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 시대 경제학의 과제는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고, 정치과제는 그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민주주의 틀에서 수행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경제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과 시장의 자유에 맡겨야 할 부분이 있으며, 이를 구분하기 위해 냉정하고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될 경우 책임지고 민주주의 틀에서 수행하도록 할 것이다. 그것 또한 공정위 정책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에서 대법원이 ‘경쟁법의 목적은 경쟁자 보호가 아닌 경쟁보호’라고 지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제도와 시장질서가 경제·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에 눈을 감아서는 안된다”고 했다. 특히 “우리나라도 법제도는 경쟁보호에 집중하고 있지만, 현실은 불공정한 시장질서에 대한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 그리고 법제도의 괴리를 어떻게 좁혀 갈 것이냐, 이 괴리를 좁히기 위한 합리적 방법을 고민하고, 정부는 해야 할 일을 민주주의 틀내에서 수행하겠다는 약속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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