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관세법인 김진규 대표관세사

관세청은 올해 ‘범정부적인 부패척결 대책’의 하나로 수출입거래를 악용한 금융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무역금융방지 특별단속 수사전담팀’을 발족, 올해 말까지 집중 단속한다. 이번 특별단속은 외환거래 자유화 확대, 국내외 경제환경 불확실성 증가에 편승한 ▲재산국외도피 ▲자금세탁 ▲공공재정편취 등 무역기반 금융범죄(Trade-Based Financial Crime)를 통한 국부유출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관세청은 매년 약 5조원 규모의 불법 외환거래를 적발하고 있다. 불법외환거래사범이란 무역거래와 관련된 외국환거래법 위반사범(일반 외환사범)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4조)을 위반해 재산을 국외에 도피한 사범 및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자금을 세탁한 외환사범을 의미한다.

관세청은 지난해에도 특별단속을 실시해 수출입거래를 악용한 재산국외도피 1757억원, 자금세탁 495억원, 무역금융편취 975억원 등 무역기반 금융범죄 총 3227억원을 적발한 바 있다.

2016년도 외환위반단속실적

위반법규별 단속실적 추이

단위:억원, % <자료=관세청, 관세행정정보시스템>

◇재산국외도피=재산국외도피란 법령을 위반해 국내재산을 국외로 이동하거나, 국내로 반입해야 할 재산을 국외에서 은닉 처분해 도피하는 행위다.

무역거래에서 대표적인 유형은 ▲수출물품 가격을 실제보다 저가로 수출한 후, 실제가격과 수출인보이스 가격의 차액 대금은 해외 소재 비밀계좌에 은닉하거나 ▲가격을 고가로 조작해 수입한 후, 정상 수입대금은 수출자에게 지급하고 발생한 차액을 해외 비밀계좌에 은닉하는 수법이다.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경우 외국환거래법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처벌대상이다.

◇자금세탁=자금세탁(Money Laundering)이란 재산도피 등 특정범죄 관련 범죄수익의 취득, 처분, 사실을 가장하거나 그 재산을 은닉하는 행위다.

외환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관계인(가족, 회사직원 등) 명의계좌로 소액 분산해 송금받거나 합법적인 수출대금 또는 외국인 투자금으로 가장(假裝)해 국내 반입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경우, 외국환거래법 및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5년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고, 범죄수익은 몰수∙추징당한다.

◇무역금융 편취=수출가격 고가조작 등 허위 수출거래를 통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수출대금을 선지급 받거나 수입신용장 거래를 악용해 은행자금을 편취하는 행위다.

수출물품 가격을 실제 가격보다 고가조작하고 발생된 수출채권을 은행 등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무역금융을 편취하거나, 해외 수출업자와 공모해 고가의 수입신용장을 개설한 후 국내은행이 선지급한 수입대금의 상환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은행자금을 편취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과거 모뉴엘 사건이 그 예다.

외국환거래법 상 형사상의 리스크

<자료=관세청>

올해 관세청은 무역을 악용한 자금세탁, 재산국외도피 등을 단속테마로 선정했다. 관세청·세관·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정보분석 및 외환조사 능력이 뛰어난 직원으로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외환조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관세청은 국세청 등 정부기관으로 구성된 ‘역외탈세·국부유출 대응협의회’ 및 무역보험공사·시중은행으로 구성된 ‘무역금융편취 방지를 위한 유관기관 협의회’ 등과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할 방침이다.

외환자유화가 확대됨에 따라 단순한 절차위반 등의 외국환거래법 위반사범 단속실적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무역을 이용한 자금세탁 및 불법 휴대반출입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업은 관세 및 무역전문가 등의 ‘외환 리스크 사전진단’ 자문을 통해 이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