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가맹본부는 논란이 일었던 필수물품의 마진규모와 가맹점의 필수물품 구입비중을 공개해야 한다. 또 가맹본부·임원의 위법·부도덕한 행위 등으로 발생한 가맹점주의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가맹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와함께 법위반을 확인해 신속히 조치할 수 있는 유형의 분쟁은 시·도지사가 조사할 수 있도록 집행체계도 개편해 광역지자체와의 협업체계도 구축한다. 가맹점 단체의 신고제도 도입해, 이들 단체의 법적지위도 보장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프랜차이즈사업 가맹본부의 ‘갑질’을 근절하기 위한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18일 발표했다. 공정위의 이번 대책에는 정보제공 강화, 가맹점주들의 지위·협상력 제고 등 가맹분야의 고질적인 갑을관계 해소를 위한 내용이 담겼다. 

공정위는 ‘가맹거래 공정화를 통한 가맹점주 권익보호 및 건전한 가맹시장 조성’을 목표로 제도개선 및 법집행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6대과제(23개 세부과제)를 제시했다. 6대과제는 ▲정보공개 강화 ▲가맹점주 협상력 제고 ▲가맹점주 피해방지수단 확충 ▲불공정행위 감시 강화 ▲광역지자체와 협업체계 마련 ▲피해예방시스템 구축 등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정보공개 강화=가맹본부의 필수물품 공급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격분쟁 해소를 위해 필수물품 관련 의무기재사항이 대폭 확대된다. 또 가맹점주 부담비용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책정될 수 있도록 가맹점주의 비용상승을 야기하는 리베이트 등 관련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

이와함께 필수물품 마진율을 인하하거나 가맹점주 인건비를 지원하는 등 가맹본부의 자발적인 상생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가맹본부별 필수물품 상세내역·마진규모, 가맹점의 필수물품 구입비중 등을 분석·공개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가맹점주 협상력 제고=표준가맹계약서 개정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시 가맹점주가 임금인상률 등을 반영해 가맹본부에 대해 필수물품 공급가격 등 가맹금 조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가맹점단체 신고제가 도입된다. 현재는 가맹점단체의 협의요청이 있어도 가맹본부가 단체의 대표성을 문제 삼으며 협의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어, 공정위가 공식 신고증을 교부해 이들 단체의 법적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가맹본부의 협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신고된 가맹점사업자단체 및 회원 수, 가맹본부와의 협의 횟수 등을 정보공개서를 통해 공개한다.

가맹본부가 판촉행사를 할 때는 판촉비용을 임의로 가맹점주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가맹점주의 사전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가맹점주에 대한 보복금지 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어길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했다.

◇가맹점주 피해방지수단 확충=가맹본부·임원의 위법·부도덕한 행위 등으로 발생한 가맹점주의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가맹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했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 대한 보복수단으로 악용할 우려가 있는 ‘가맹계약 즉시 해지사유’도 정비한다. 또 영업시간 단축 허용요건을 완화하고 인테리어비용 분담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허위과장정보 제공행위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마련된다.

◇가맹본부 불공정행위 감시강화=공정위는 외식업종 가맹점주의 주요 비용부담 요인으로 지목되는 가맹본부의 필수물품 구입강제 관행에 대해서도 일제 점검을 실시한다.

또 정보공개제도 준수실태를 지자체와 합동으로 점검한다. 이와함께 공정위는 익명제보센터 등을 통해 민원이 빈번하게 제기되는 주요 외식업 가맹본부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법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엄중하게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광역지자체와 협업체계 마련=공정위의 집행력을 보완하기 위해 현장에서 법위반을 확인해 신속히 조치할 수 있는 유형의 분쟁은 시·도지사가 조사할 수 있도록 집행체계를 개편한다. 또 법 집행절차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시·도지사가 조사한 사건에 대해서는 공정위 심결없이 직접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개선한다. 이외지역 가맹점의 신속한 피해구제를 지원하기 위해 현재 공정거래조정원에만 설치된 ‘분쟁조정협의회’를 시·도에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피해예방시스템 구축=가맹사업 관련 사회적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조정원이 가맹분야 조정신청·처리결과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공정위로 송부하고, 공정위는 이를 직권조사·제도개선에 활용하는 등 공정위와 조정원간의 업무연계를 강화한다. 또 가맹본부의 법 위반혐의를 조기에 포착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가맹점사업자단체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가맹사업 업종별로 옴부즈만을 지정·운영한다.

공정위는 종합대책 실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 7개, 2018년까지 2개의 관련 법조항을 개정하고, 올해 말까지 필요한 시행령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국회입법 절차가 필요없는 공정위 자체의 정책집행사항은 올해 말까지 관련규정을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불공정거래 관행 사라져야 가맹사업 자리 잡는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가맹본부 하나가 새로 만들어지면 가맹본부 차원에서 53개, 그 다음에 가맹점 차원에서 167개, 합쳐서 22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데,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에 비춰 본다면 지금 가맹사업의 내실은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덜어드리기 위해 소상공인·영세사업자 지원을 위한 여러 대책이 종합적으로 발표됐지만, 정부의 예산이나 조세를 통해서 지원하는 것이 항구적인 대책은 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들이 겪는 경영상 어려움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런 대책이 소기의 성과를 가져올 수 없다’라는 차원에서 시장질서를 바로잡고 양질의 일자리창출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그중의 한 부분으로써 공정위가 최근 논란이 많은 가맹사업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시장의 급성장으로 2008년 1009개였던 가맹본부 수는 2016년 4268개로 423% 증가했으며, 가맹점수는 2008년 10만7354개에서 2016년 21만8997개로 204% 늘었다. 이에따라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 및 관련 분쟁도 증가해, 2008년 247건이었던 가맹사업법 위반 신고건수가 2016년 511건으로 207% 증가했다.

가맹사업은 정보의 비대칭성,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 경제력 격차, 계속적 거래관계 등의 특성 때문에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이에따라 공정위는 가맹거래 공정화를 통한 가맹점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건전한 가맹시장 조성을 위해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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