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하고,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실태조사 전면중단을 요청했다. 또 임영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2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자정안 마련을 위해 공정위 실태조사를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차원에서 강도 높은 윤리교육과 윤리경영실천 교육을 하고, 가맹본부가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경우 제명하며, 이를 가맹점 사업자나 예비창업자 그리고 소비자한테 알리는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등 사후약방문 방식이 아니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 주로 담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자정노력은 필요하다. 하지만 공정위의 실태조사는 자정노력과는 별개로 이뤄져야 한다. 공정위 실태조사는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불공정 행위 즉 당연히 없었어야 하는 불법적 행위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고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마치 관행처럼 가맹본부의 갑질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번거로울 만큼 많다. 사회적 충격을 던져 준 사건도 적지 않았는데, 그동안 잠잠하다 지금 자정노력을 꺼내든 이유가 무엇인지 오히려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2007년 172건에 불과하던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간 분쟁 조정 접수건수는 2008년 291건, 2010년 447건, 2012년 578건, 2014년 572건, 2016년 593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280건이 접수됐다. 공정위가 나서지 않았다면, 과연 가맹본부가 자정노력이란 말을 먼저 꺼낼수 있었을까 의구심마저 든다. 가맹본부가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면 공정위의 실태조사를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공정위 실태조사 역시 자정노력의 일환으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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