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는 충북 청주지역에서 가뜩이나 힘든 도민들의 화를 돋우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김학철, 박봉순, 박한범 자유한국당 소속 충북도의원과 최병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북도의원 그리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충북 청주에 29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수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외면하고,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충북도의원들이다. 한술 더 떠 해당 도의원 중 한명인 김학철 의원은 외유성 해외출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들을 쥐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이 있는 설치류에 비유했다.

홍준표 대표는 대통령과 여야4당 대표의 청와대 회담에 불참하고, 청주 수해현장 봉사활동을 택했다. 청와대 들러리 회담에 참가하기 보다는 수해현장을 찾는 것이 바른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당초 6시간으로 예정돼 있던 봉사활동을 다른 일정을 이유로 1시간 가량 참가하고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진다. 

뒤이어 홍 대표의 봉사현장 사진이 보도되며, 홍 대표의 진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홍 대표가 봉사활동을 위해 장화를 신는 모습이 상식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장 관계자가 서있는 홍 대표에게 허리를 숙여 장화를 신겨주고, 1시간여의 작업 이후 점심식사를 하는 과정에서는 보좌진으로 보이는 남성이 홍 대표의 장화를 벗겨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여론은 들끓었다. 홍 대표가 ‘들러리’가 아닌 ‘주인공’이 되고 싶어 민폐봉사를 시연했다는 것이다. 몇 달 전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일본에서 돌아오며 캐리어를 보좌관에게 밀어 넘긴 ‘노룩패스’에 이어, 홍 대표의 ‘노룩오프(보지 않고 벗는다)’라는 웃지 못할 유행어를 만들었다.

도대체 이 나라 정치를 한다는 이들의 머릿속에 국민의 진짜 모습은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 뼈 속까지 권위주의와 특권의식이 들어차 개, 돼지에 이어 설치류 발언을 이어가는 이들. 국민들의 모욕감은 극에 달했다. 자신의 행동이 미치는 파장이 큰 위치에 있는 그들에게 자신의 잘못된 처사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성숙한 인격을 기대하는 것은 여전히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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