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하천을 관리하는 하천보수원에게 6000원씩 지급하던 식대를 국토교통부가 4500원으로 줄여 지급하자, 전국하천관리원노동조합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국토부는 호봉제 시행 합의서에 따라 삭감한 것이라 밝히고, 노조는 호봉제 합의는 기본급 합의라며 자의적으로 국토부가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6000원이던 하천보수원 식대 삭감…공무원은 그대로

노동조합에 따르면 2012년에서 2016년까지 하천보수원은 관리부처인 국토교통부 공무원과 똑같이 6000원의 식대를 받았지만, 올해부터 4500원으로 줄었다. 하천보수원의 식대는 줄었지만 국토부 공무원은 종전과 동일하게 한끼에 6000원, 월 13만원을 받는다. 하천보수원의 식대만 3만원이 감액된 월 10만원을 지급받게 되자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하천보수원은 저렴한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공무원과 달리 외근·출장이 잦아 체감하는 식대부담이 더 크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하지만 국토부의 입장은 노조와 다르다. 그 출발점은 양자가 체결한 ‘호봉제 시행 합의서(단체협약)’에 대한 해석의 차이다. 2015년 9월 체결된 호봉제 시행 합의서에는 ‘하천보수원 기본급 보수표는 우리부(국토교통부) 사무보조원·운전원 보수표를 동일하게 적용하고, 호봉확정은 공무원 보수 등의 업무지침(인사혁신처 예규)에 따른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수당은 ‘직급보조비, 정액급식비…(중략)…연가보상비로 구분, 호봉제 실시 후에도 계속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노조의 일방적인 식대삭감 주장에 대해 국토부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노조와 국토부간 시각의 차이다. 호봉제 시행에 따라 사무보조원·운전원과 맞춰야 하고, 이에 따라 정액급식비도 동일하게 하는 것이 맞으며, 사무보조원·운전원보다 더 줄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노조 “자의적으로 해석, 불법” vs 국토부 “합의서 따른 것”

그러나 노조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 취재과정에서 “국토부와의 호봉제 합의는 문헌 그대로 기본급에 대한 합의”라며 “특히 수당(급식비) 부분은 ‘호봉제 실시 이후에도 계속 지급한다’고 합의서에 분명하게 명시돼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정액급식비의 명칭은 수당이지만 2012년 입사 때부터 공무원과 동일하게 정기적·계속적·일률적으로 지급하던 통상임금, 즉 기본급 성격”이라며 “국토부가 합의서를 자의석으로 해석해 임금을 삭감하는 불법을 자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하천관리노동조합은 4대강 하천보수원들의 식대 및 출장비 등 차별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대전지방관리청 앞 시위현장.<사진=전국하천관리노동조합>

노조는 이밖에도 국토부의 식대삭감은 임금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에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음으로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위반한 범죄라고 했다. 양자의 단체협약 제5조에 따르면, 조합원의 임금과 관련된 중요한 근로조건인 내부(국토부)지침을 개폐할 경우 조합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제19조에 따라 이런 사항을 노조에 조속히 알려야 한다.

노조 “의견청취 및 통지없어” vs 국토부 “답변 해줄 수 없다”

노조가 노조법 위반을 주장하는 이유는 국토부가 훈령인 국가하천경상적 사업비 지침을 올해 변경하고, 변경된 지침에 따라 임금을 삭감하면서 노조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통지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시행했다는 것이다.

지침변경시 노조의 의견청취 및 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민감한 사항이라 답변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근기법 및 노조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질의하고, 회신를 받자고 국토부에 요청했지만,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임금에 대한 부분은 단체교섭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사실상 거부입장을 밝혔다. 이후 노조는 지난 3월 근로기준법 및 노조법 위반으로 국토부장관을 처벌하고, 시정해달라는 요지의 진정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노조의 진정서 제출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호봉제 시행에 따라 당장은 적게 받을 수 있지만, 호봉이 올라갈수록 지금보다 임금이 오를 것인데 그런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며 “도로보수원 등 여타 부처의 무기계약직과 비교해도 하천보수원에게 많은 수당을 주고 있는 편이다. 조합과 잠정합의된 부분이기 때문에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노조 “출장비 미지급, 차별” vs 국토부 “출장 아닌 업무”

출장비 지급을 놓고도 노조는 국토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하천보수원에 대한 출장비 지급은 공무원 여비규정을 준용해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에 정해져 있다. 

공무원 여비규정 제16조는 출장시 일비 2만원과 식비 2만원, 그외 숙박비와 운임비는 실비로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 제18조에 따르면 근무지내 국내 출장의 경우에는 출장 여행시간이 4시간 이상인 공무원에게는 2만원, 4시간 미만인 공무원에게는 1만원을 지급한다. 다만, 전용차량 배정자에게는 이를 지급하지 않고, 공용차량을 이용하는 경우 등 1만원을 감액해 지급한다. 공무원 여비규정의 근무지내 국내 출장이란 같은 시·군 및 섬 안에서의 출장이나 여행거리가 12㎞미만인 출장을 말한다.

노조 관계자는 “공무원의 경우 4명이 함께 출장을 가도 개별적으로 출장비가 지급되지만, 하천보수원은 4명이 가도 운전자 1인에게만 출장비를 지급하고 있다”며 “이 또한 1만원에서 3만원까지, 각 관리사무소마다 일정한 기준이 없이 지급한다”고 밝혔다. 또 “공무원 여비규정은 12㎞ 미만을 규정하고 있지만, 하천보수원의 출장시 이동거리가 편도 100㎞, 왕복 200㎞에 이른다”며 “국토부가 단체협약 위반은 물론 공무원과 차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토부 관계자는 “하천보수원은 출장이 아닌, 근무지로 업무를 보러 가는 것이다. 단지 하천보수원의 채용목적에 운전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점을 고려해 운전자에 대해 출장비를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하천과장과 공무원들은 원래 근무지인데도 출장비를 받고 있는데, 하천보수원은 안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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