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국민카드 지부 부위원장은 “사측은 내부에 산적한 문제는 외면한 채, 새정부 눈치보기식 계획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24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사에서 가진 KB금융지주의 노조 선거개입 관련 기자회견.   ©중기이코노미

지난 24일 KB국민카드는 정규직의 임금을 동결하고, 이를 통해 생긴 약 25억원을 콜센터 등 하청업체 직원 2500여명을 지원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라 밝혔다. KB국민카드는 “정규직과 하청업체 직원들의 임금격차가 커서 상생차원에서 하청업체 지원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대다수 언론에서 상생의 모범사례로 보도하면서 대국민 이미지 제고 등 KB국민카드는 재미를 좀 봤다.

하지만 노조의 말은 달랐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국민카드지부 이경 부위원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취재과정에서 “회사가 동결조치를 통해 발생한 금액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우리도 언론보도를 통해 접했다”며 “마치 회사가 노조와 타협을 잘하고, 이를 하청업체 직원들 처우개선에 사용한다는 듯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사실무근이다”고 말했다.

노조 “사측에 정정보도를 요청”…“수익성만 강조 ‘쥐어짜기식’, 내부문제 산적”

이 부위원장에 따르면 노조는 단협을 통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한 것은 맞지만, 동결로 인해 생긴 여유분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노사합의가 이루어진 것이 없다. 

이 부위원장은 “무리한 실적달성을 위한 과도한 업무추진과, 직원들에 대한 실적 압박을 통한 상품판매 독촉, 영업비용 감축을 위한 영업점 축소와 인력감축, 성과연봉제 추진 등을 통해 오직 수익성만 강조하는 ‘쥐어짜기식’ 경영 등 KB금융지주의 내부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문제는 도외시한채 새정부 들어 눈치보기식으로 내놓은 계획”이라며 “사측에 정정보도를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위원장은 “언론에는 하청업체 직원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파견직 근로자들이다”며 비정규직 문제를 상생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측 “노조 각 부서 대의원 교육자리에 사장이 직접 설명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카드 관계자는 26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노조와 합의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단협에서 이러한 내용을 분명히 거론했다. 또 노조 각 부서 대의원 교육자리에서도 윤웅원 사장이 직접 하청업체 지원에 대한 취지와 내용을 설명했다”며 “노조로서는 외부업체 지원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표명하기 어렵겠지만, 동조의 뜻은 내비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파견법에 따라 하청업체 직원들에 대한 직접적 지원이 어려운만큼, 하청업체의 계약금을 올려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며 “처우개선과 관련해 정규직·직접고용 얘기도 있지만, 하청업체 직원들 수가 2500여명으로 KB국민카드 정규직 1500명 보다 많다. 이들을 모두 직접고용하거나 정규직으로 고용한다는 것은 비용적 측면에서도 무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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