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지는 고령화로 10년 후에는 가계저축률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일 발간한 ‘인구고령화가 가계의 자산 및 부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금융시장국 김정훈 시장정보반장과 조세형·이용민 과장은 “고령화 진전은 가계의 저축률 하락과 안전자산 비중 증대 등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령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시장에서 다양한 정책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 수준(전체 인구에서 65세이상 인구 비중)이 2015년 12.8%에서 2030년 24.5%로 상승할때 가계저축률은 8.9%에서 -3.6%로 떨어졌다. 가계저축률이 처음으로 마이너스에 진입하는 시점을 2026년으로 예상했다. 은퇴후 개인소득은 떨어지는데, 의료비 지출 등 소비는 줄지 않아 저축할 여유가 없다는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가계저축률은 가계가 저축하는 돈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마이너스 수치로 전환된다는 것은 집 등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처분해 소비하는 가계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거시경제 자료(1980∼2015년)에 따르면 고령화 수준이 1%p 상승하면 가계 저축률은 1.076%p 낮아졌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도 65세이상 인구 비중이 1994년 13.9%에서 2014년 25.7%로 높아졌을때, 같은기간 가계저축률은 11.6%에서 -0.5%로 떨어졌다.

다만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해 고령층에 진입하는 경우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급격하게 처분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전 세대에 비해 더욱 많은 실물과 금융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시대적 영향을 받은 탓이다. 그러나 실물자산 보유규모가 큰 고소득층은 75세 이상 고령화 더 진전되는 시점에 실물자산 처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에따라 보고서는 “주택을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인 역모기지론 등 실물자산 유동화 시장을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아울러 “고령화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함에 따라 장기채권시장 육성,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 개발 등 보험과 연금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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