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영수 특검팀이 뇌물죄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등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박 특검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다. 국민주권 원칙과 경제민주화의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며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박 특검은 이날 논고에서 “삼성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인해 피고인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의 안정적 확보는 시급한 지상과제가 됐다”며 “피고인 이재용의 이러한 현안해결의 시급성은, 최순실이 요청한 재단설립이나 정유라의 승마훈련, 영재센터 운영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자금지원의 필요와 접합돼, 정경유착의 고리가 다른 재벌보다 앞서서 강하게 형성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 아래 굴욕적으로 최순실의 딸에 대한 승마지원을 하게 됐고, 미르·케이스포츠 재단기금 조성 및 영재센터 후원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됐다. 이것이 이 사건의 실체인바, 전형적인 정경유착과 국정농단의 예라고 규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또 이 부회장이 “‘승계작업이라는 것은 특검이 만든 가공의 틀’이라고 하거나, ‘피고인 이재용이 관여 사실이 없다’고 하는 등 사실과 증거에 관한 근거없는 주장이나 변명으로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시키려고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이 부회장과 함께 법정에 섰던 삼성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전 사장에 대해 박 특검은 각각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 황성수 전 전무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박 특검은 이들에 대해 “피고인들은 피고인 이재용과 대통령의 독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 최지성의 책임하에 자금지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고인 이재용은 지원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피고인 이재용이 직접 대통령으로부터 자금지원 요구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총수의 전위조직인 미래전략실 실장이 총수의 승인없이 독단적으로 자금지원을 했다는 것은 경험칙이나 상식에 반하는 궁색한 변명이다. 과거 기업범죄에서 총수를 살리기 위해 전문경영인이 허위자백을 한 경우와 같이, 피고인들의 주장 역시 피고인 이재용을 살리기 위한 차원에서의 허위 주장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날 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사익을 위해서나 개인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든지 대통령에게 그런 기대를 한 적은 결코 없다”며 “특검과 세간에서는 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해 국민연금에 엄청난 손해를 입히고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게 아니냐고 의심을 갖고 있지만 결코 아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특검이 이 사건에 도를 넘어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며 “피고인들은 이 사건 각 지원행위와 관련해서 대가를 바란 일이 결코 없으며, 특검의 주장은 지원에 관계된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피고인 이재용의 승계작업과 연결시키고 있지만, 이미 수십여 차례에 걸친 공판이 진행됐음에도 정작 이들 의혹중 사실로 확인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확신한다”고 항변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25일에 오후 2시30분에 내려진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상법개정안 ‘삼성공화국’ 보장하겠다는 것인가
• 관련기사 ㅣ 삼성출신 고위인사들, 자중하라!
• 관련기사 ㅣ 이재용 부회장 구속, 한 고비 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