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개선되고 있지만, ‘금융지원의 부가성(additionality)’이 부족해 중소기업 불만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지원의 부가성은 민간금융이 제공하지 못하는 곳의 추가적인 금융공급을 말한다. 다시말해 금융지원의 부가성 부족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힘든 중소기업 특히 죽음의 계곡에 위치한 창업기업을 정책자금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의미한다.

9일 중소기업연구원의 ‘중소기업 금융정책의 현황과 과제’를 보면, 2012년 이후 중소기업 대출금액은 매년 5%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대출금리는 2008년 7%대 초반에서 2016년 3%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또 필요한 자금 중 70% 넘게 자금을 조달했다고 응답한 비중도 2010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담보요구나 대출소요기간·한도, 만기연장 등 부정적 응답비율도 감소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중소기업 대출 환경이 나아지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이를 보면,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공급이 부족하다는 객관적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하고, “그럼에도 금융지원에 대한 불만족이 제기되는 것은 금융지원의 부가성이 미흡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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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정책금융 의존도가 높은데, 이를 통해 금융지원 부가성 부족을 메우려 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자금조달 유형 중 정책자금은 2014년 기준 29.9%다. 또 중소기업 대출 중 정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기준 OECD국가 중 한국이 12.2%로 가장 높다. 한국은 GDP 대비 중소기업 대출규모도 스위스, 일본, 포르투갈 다음으로 큰 편이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업에 적지않은 대출을 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대출시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책금융 공급이 확대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민간금융이 부족한 곳은 다른 기업에 비해 대출이 어려운 기업이기 때문에, 금융지원의 부가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책자금이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정책금융은 창업 이후 기업성장을 돕는 자금공급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특히 부족한 곳은 수익이 나기 이전, 창업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다는 업력 3년에서 7년 사이를 뜻하는 ‘죽음의 계곡’과 일치한다. 정책자금이 이들 기업을 지원해야 하지만 민간과 같은 융자중심으로 이뤄지면서 금융지원 사각지대가 생긴 것이다.

보고서는 앞으로 창업 이후 초기 투자가 성공을 거두기까지 성장자금을 지원하는데 주력해야 하고, 정책자금 지원대상을 기존사업이 아닌 새로운 사업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새로운 사업은 창업(start-up)에서 성장(scale-up) 사이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존재하며, 이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융자중심에서 투자중심의 자금공급을 확대하는 정책방향이 필요하다”고 했다. (가칭)‘창업 및 기업 성장을 위한 자금조달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정책자금 지원 원칙과 방향을 재정립할 것을 건의했다.

이와함께 보고서는 ▲민간의 액셀러레이터 투자에 정부가 기술개발자금과 창업사업화자금을 지원하는 ‘TIPS’와 같은 사업을 늘리는 한편 ▲신설 중소벤처기업부에 ‘기업금융국’을 설치하고, 산하 ‘창업금융과’ ‘성장금융과’, ‘대안투자과’, ‘금융지원과’ 등을 둬 중소기업 금융지원 기능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것도 제시했다. 이와함께 ▲P2P ▲중소기업의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는 공급망에 금융기관이 참여해 공급자와 수요자, 금융기관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엮는 방식인 ‘공급망금융’과 ▲동산담보대출과 같은 대안금융 공급확대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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