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산란계 농장이 49곳으로 발표된 가운데, 난각코드가 없거나 잘못 표기된 계란도 적발돼 소비자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경북 김천시 한 농가에서 난각코드없이 계란을 출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난각코드란 생산지역, 생산자, 집하장번호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계란껍데기에 표시해 놓은 번호나 문자를 말한다. 계란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인정해 유통업체와 소비자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시행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난각코드를 추적하면 유통경로 및 판매처 등을 확인해 전량 회수·폐기할 수 있다. 현행법상 의무사항이다. 시·도를 구분하는 숫자 2자리와 생산자명의 영문약자(영문 3자리) 또는 생산자명을 나타내는 기호(숫자 3자리)를 포함해 총 5자리로 표시해야 한다.

시·도별 부호는 서울특별시 01, 부산광역시 02, 대구광역시 03, 인천광역시 04, 광주광역시 05, 대전광역시 06, 울산광역시 07, 경기도 08, 강원도 09, 충청북도 10, 충청남도 11, 전라북도 12, 전라남도 13, 경상북도 14, 경상남도 15, 제주특별자치도 16, 세종특별자치시 17 등이다. 예컨대 난각코드 ‘08영영’ 계란은 경기도 영영농장에서 생산된 것을 나타낸다.

난각코드를 통해 생산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계란정보 조회서비스’<자료=계란정보 조회서비스 홈페이지>

그러나 일부 농가에서는 비용, 유통불편 등을 이유로 난각코드를 표기하지 않고 있다. 또 규정과 다른 난각코드를 표기해 살충제 계란이 실제 유통됐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도 어렵다. 이번에 적발된 강원도 철원의 한 농장의 경우, 출하한 계란의 난각코드가 ‘08LNB’로 찍혀있었다. 그러나 강원 지역의 난각코드는 ‘09’다. 생산정보가 잘못된 채 시중에 유통됐음에도 정부는 전혀 몰랐던 셈이다.

소비자들은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계란정보 조회서비스(http://www.ekape.or.kr/view/micro/eggetrace/eggetraceSearch.asp)’ 등을 통해 계란 정보를 검색하는 등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대응도 도마위에 올랐다. 1년전 언론보도와 국정감사에서 몇년간 계란을 대상으로 한 잔류농약 검사가 없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 4월 한국소비자연맹이 계란에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등 살충제 성분과 잔류농약 성분이 검출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예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정부가 이를 간과한 것이다.

또 살충제 계란 파동이 터지기 시작한 지난 14일 농식품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부적합 판정 농가를 발표했음에도 난각코드를 포함하지 않아 소비자 불안을 확산시키기도 했다. 이후 난각코드를 공개했지만, 적합 판정을 받은 일부 농장을 살충제 검출 농장 명단에 포함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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