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제품보다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건강을 위한 투자라 생각하며, ‘친환경’ ‘유기농’ ‘무농약’ 등 각종 인증마크가 붙은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국내 친환경시장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3조809억원이었던 친환경 농산물시장 규모는 2013년 3조1373억원, 2014년 3조4434억원, 2015년 3조8732억원 그리고 지난해엔 4조1259억원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수요층도 다양하다. 단순히 건강을 생각해 구매하는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영·유아등 자녀가 있는 가구, 환자가 있는 가구 등에서 필요에 의해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영세하고 생소한 업체인 경우도 많은데, 농약이나 화학제품 등의 사용이 금지돼 대량생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비록 생소할지언정 소비자가 믿고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정부가 인증한 마크가 붙어있기 때문이다. ‘국가로부터 인정을 받았으니까 믿어도 되겠지’ 하는게 보통 소비자들의 생각이다. 그런데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 드러났듯, 적발된 전국 산란계 농장의 63% 이상이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곳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부랴부랴 친환경 인증제도를 손보겠다고 발표했다. 700곳에 육박하는 친환경 인증 농장 수를 줄이고, 민간에 위탁한 친환경 인증기관 업무를 정부가 전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또 재발방지를 위해 살충제 계란을 생산·판매한 친환경 농장에 대한 제재처분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신뢰는 이미 바닥에 떨어졌다. 문제는 이로인해 지금껏 양심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해온 많은 기업과 농가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는 점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에 앞서 양계농가들은 AI(조류인플루엔자)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겨우 한숨 돌리려고 하니 이번에는 살충제 계란 파동이란다. 계란을 원료로 하는 많고 다양한 업체의 피해는 또 어떤가. 헌법 34조 제5항은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국가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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