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 등 10개 중앙행정기관과 함께 마리나 인프라 확충, 마리나 서비스업 활성화, 해양레저스포츠 저변 확대, 레저선박 경쟁력 강화 등 4대 추진전략을 앞세워 ‘마리나산업 육성 대책’을 지난 15일 발표했다. 해수부는 이날 발표에서 마리나서비스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레저선박 무시험 면허발급을 확대하고, 상업용 요트 해기사 상선요건을 완화하는 등 규제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레저선박 무시험 면허발급은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 제2급과 요트조종면허와 관련된 사항이다. 지난 2011년말 수상레저안전법이 개정되면서 지정교육기관에서 요트면허는 40시간,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 제2급은 36시간동안 교육을 받으면 면허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일례로 요트조종면허를 취득하려면 ▲요트 구성원리 ▲수상상식 ▲관계법령 ▲범주법 ▲구급 및 응급처치 ▲항해 및 기관범주법 등을 교육받으면 된다.

이번에 ‘레저선박 무시험 면허발급 확대’ 정책을 통해 기존 40시간 혹은 36시간이었던 교육시간을 각 면허당 4시간씩 단축해 더 많은 사람들이 레저선박을 즐기게 하겠다는 게 해수부의 생각인 듯하다.

또 해기사란 선장, 1·2·3등 항해사, 1·2·3등기관사, 운항사, 소형선박조종사, 통신사를 말하는데 해기사가 되려면 해양항만청이 지정한 고등학교·대학을 졸업하거나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해기사 양성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기관을 거치치 않을 경우에는 갑판부나 기관부의 부원으로서 승선 경력을 쌓아야 해기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해수부 관계자는 육성대책 발표 당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상업용 요트 해기사 상선요건 완화부분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지만, 요건을 완화해 국민들이 요트를 더 많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가 이같은 정책을 밝힌 다음날인 16일에는 세월호 침몰이 있었다. 사고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꼽히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안전에 대한 불감증이 이 사건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이다.

물론 여객선과 레저용 요트는 여러모로 다르다. 하지만 시험을 보지 않고 교육만으로 면허를 주는 것도 모자라 교육시간도 단축하고, 자격 요건도 완화하게 되면 또다시 해양 안전사고를 불러올지 우려스럽다. 규제를 무턱대고 완화하기에 앞서 왜 교육을 하는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순서다. 세월호 침몰을 교훈삼아 해수부는 마리나산업을 육성하려면 무엇을 가장 우선순위로 둬야 하는지, 원점에서 다시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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