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와 기존 법과의 충돌이 발생하면서, 사회적경제를 아우르는 기본법과 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한 분야별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국회에는 ‘사회적경제 기본법’,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의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특별법’, ‘공공기관의 사회적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 등이 계류돼 있다.

◇사회적경제 기본법=사회적경제 기본법은 19대국회 2014년 4월 당시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처음 발의한 이후 2014년 10월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 11월 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발의됐다. 그러나 19대국회 종료와 함께 이 법안들은 자동폐기됐다. 20대국회에서는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10월 당시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다시 발의했다.

윤호중 의원이 발의한 사회적경제 기본법의 주요내용을 보면, 법안 제1장은 총칙의 성격으로 사회적경제의 기본원칙, 사회적경제·사회적가치·사회적경제기업의 정의를 명시했다. 또 사회적경제 조직의 책무, 다른 법률과의 관계도 규정했다.

법안에 따르면 ‘사회적경제’는 양극화 해소,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 제공, 지역공동체 재생과 지역순환경제,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통합 등 공동체 구성원의 공동이익과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해 사회적경제조직이 호혜협력과 사회연대를 바탕으로 사업체를 통해 수행하는 모든 경제적 활동을 의미한다.

‘사회적가치’는 사회적경제 활동을 통해 사회적·경제적·환경적·문화적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사회 공익적 성과로서 인권, 고용기회의 확대, 사회통합 등을 포괄하는 가치로 정의했다.

‘사회적경제기업’은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사업조직으로 사회적기업, 예비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농어업법인단체, 신협,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산림조합, 중소기업협동조합, 엽연초협동조합 등을 포함한다.

이 법은 사회적경제 지원을 위해 사회적경제 원리에 적합한 금융제도를 정비하고, 민간 사회적금융기관을 지정·육성토록 규정했다. 또 공공조달에 있어 우선구매비율 등을 규정했다. 이외 사회적경제 발전기금을 설치·조성토록 하고, 정부가 5년단위로 ‘사회적경제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해 주요 정책을 심의·조정하고, 대통령 소속의 ‘사회적경제발전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의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특별법=사회적경제 기업 제품의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19대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신계륜 의원이 대표발의했으며, 20대국회 개원후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의원이 재발의 했다.

이 법안의 주요내용은 사회적경제 주체별 역할 및 기본책무, 사회적경제 기업을 위한 구매촉진에 관한 기본계획의 수립 및 시행에 관한 사항, 사회적경제 기업의 판로확대를 위한 각종 지원제도 및 권한의 위임, 위탁 및 과태료에 관한 규정 등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회적기업이 직접 생산·제공하는 제품으로서 판로확대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제품은 사회적경제 기업간 제한경쟁 또는 지명경쟁입찰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공공기관장은 총 구매액(공사비용 제외)의 5%의 범위 내에서 또는 구매품이 우선구매대상 사회적경제품목으로 지정된 경우에는 인증사회적기업과 사회적협동조합이 생산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할 의무를 부담한다. 민간위탁을 하는 경우에도 사회적경제 기업을 우대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장에게 구매실적 제출을 요청할 수 있고, 구매실적을 공공기관에 대한 평가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공공기관의 사회적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공공기관의 사회적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은 2014년 6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대표발의로 발의됐다. 20대국회 개원 후에는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대표발의로 재발의 했다.

이 법안은 공공기관의 정책수립, 시행 및 평가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사회적가치를 고려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사회 전반에 공공성을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회적가치 실현을 행정운영의 기본원리로 삼아 공공기관 조직운영 및 공공서비스를 공급하고, 정책사업 수행과정에서도 사회적가치 실현을 촉진할 수 있도록 했다. 즉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조달, 개발, 위탁, 기타 민간지원 사업에 있어 비용절감이나 효율성만을 중시하기보다는 인권, 환경, 사회적 약자, 사회통합 등 사회적가치를 고려하도록 하고, 이러한 사회적가치의 실현을 공공기관의 평가에 반영하도록 한 것이다.

법안의 적용대상인 공공기관에는 중앙행정기관을 비롯해 거의 모든 공적업무기관이 포함된다. 공공조달, 도시 및 지역개발, 민간위탁사업 등이 공공서비스의 사업대상이다. 또한 공공기관의 운영에서 경제적 효율과 사회적가치를 균형적으로 고려함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사회적가치 성과평가’도 시행하도록 했다.

이회수 더불어민주당 사회적경제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은 중기이코노미의 취재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입법추진해 온 사회적경제 3법은 문재인정부의 성정전략인 ‘포용적 성장’을 주도할 새로운 경제주체를 육성하기 위한 법제도적 프레임”이라며 “국민주권에 기반한 국민기본권의 신장을 도모하고, 헌법상의 경제민주화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권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임부위원장은 “사회적경제 3법은 보수야당 일각에서 주장하듯이 좌파적 성격의 법도 아니고, 우파적 성격의 법도 아닌 사회적경제 주체를 국민경제의 한 주체로 세우고자 하는 입법”이라며 “이를 통해 헌법이 명시한 경제주체간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동하고, 사회 양극화 해소와 국민소득의 적정한 분배를 도모하기 위한 민생개혁 법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정기국회가 개회된 만큼 여·야간의 협치와 연대를 통해 사회적경제 3법이 제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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