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서 공동사업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적용을 배제해,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송재일 명지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12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하고 국민의당 손금주·최명길 의원이 주관한 ‘중소기업 협력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 관련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송 교수는 “협동조합의 사업방식은 협동 즉 공동행위를 본질로 하며, 이러한 협동조합의 사업방식은 시장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후생을 증대시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독점금지법의 입법목적과도 일치하기에 주요선진국에서는 협동조합에 대한 법적·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협동조합의 공동행위는 공정거래법 상의 까다로운 법률적 장벽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공동행위 불허 원칙 등 현실적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60조에서는 ▲소규모의 사업자 또는 소비자의 상호부조를 목적으로 할 것 ▲임의로 설립되고, 조합원이 임의로 가입 또는 탈퇴할 수 있을 것 ▲각 조합원이 평등한 의결권을 가질 것 ▲조합원에 대하여 이익배분을 행하는 경우에는 그 한도가 정관에 정해져 있을 것 등의 요건을 갖춘 조합(연합회 포함)에 대해서는 이 법의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불공정거래 행위 또는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해 가격을 인상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송 교수는 이 규정에서 우선 소규모 사업자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조합 구성원 중 소규모 사업자로 볼 수 없는 사업자가 일부라도 참여하고 있는 경우 동 규정을 적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또 공정거래법 제19조는 복수의 사업자에 의한 부당공동행위를 금지하며,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고 공정위의 사전인가를 받은 경우 부당공동행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으나, 인가제도의 활용은 극히 낮다고 송 교수는 주장했다.

송 교수는 “많은 국가들이 독점금지법 집행과 관련해, 협동조합에 대해서는 특별한 배려를 하고 있다”며 “독점금지법에서 명문으로 협동조합을 적용 제외하거나, 헌법 차원에서 협동조합에 대한 특별한 보호를 선언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송교수는 “협동조합을 통한 중소기업 공동사업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에서 적용을 제외하도록 관련조항을 직접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우선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서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조항을 신설해 숨통을 틔우는 방법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 주요내용

손금주 의원 대표발의<자료=국회의안정보시스템>

이와관련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도 “중소기업의 경제적인 기회균등과 자주적인 경제활동으로 중소기업의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국민경제 균형발전을 위해 1961년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만들어졌다”며 “그러나 중소기업협동조합 공동사업 행위에 대한 공정거래법상 까다로운 법리적용, 그리고 공정위의 ‘공동행위 불허의 원칙’ 등에 가로막혀, 중소기업 공동사업은 현실적으로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이어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정한 룰’이 필요하다”며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 공동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손금주 의원은 지난 2월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공동사업에 대해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배제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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