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관세법인 김진규 대표관세사

통관 애로, 선적서류의 ‘형식적 요건 불일치’에서 시작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의 통관 애로는 서류의 형식적 요건 불일치로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우선 FTA 특혜 원산지증명서의 기재내용과 선적서류(인보이스 등)의 불일치로 인한 형식적인 오류를 문제 삼는 경우다.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베트남에 전자제품을 수출하는 A사는 FTA 특혜관세를 신청했으나, 베트남 관세당국은 한국에서 발급된 원산지증명서의 기재내용에 문제가 있다며 특혜관세를 부여하지 않았다. 원산지증명서 상단에 기재된 ‘ISSUED RETROACTIVELY’(소급발급) 문구가 하단과 중복됐고, 품목별 원산지결정기준이 CTH(HS코드 4단위 세번변경기준) 기준에서 FOB(본선인도가격) 기준 금액을 적지 않기로 했는데도 FOB 금액을 기재했으며, 서명권자의 서명도 정상적이지 않다고 문제를 삼은 것이다.

A사는 서울세관의 FTA활용 애로신고센터에 이를 신고했고, 관세청이 베트남 세관에 원산지증명서 불인정 사유에 대한 해명 서한을 발송한 후, 베트남 관세당국은 원산지증명서를 인정하고 특혜관세를 부여했다.

다음은 중국의 경우, 중국이 아닌 다른 수출국에서의 시험기관에서 발급한 시험성적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또 현지의 각종 인허가 등록 기간 및 비용이 과다해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업체 B사의 중국 현지법인은 칭다오항을 통해 코르타르 제품을 수입하려 했으나, 칭다오 해관(세관)은 샘플 분석 등이 필요하다며 2주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체선료(demurrage)와 항만 부대비용이 발생한 B사는 칭다오 총영사관을 통해 신속한 통관을 관세청에 요청했다. 그 결과 북경 관세관과 칭다오 총영사가 물품보증을 해 신속통관을 할 수 있었고, 약 1억원의 체선료와 보관료를 줄일 수 있었다.

<자료=관세청>

통관 어려우면, 현지 관세청 관세관에게 도움을 청하자

따라서 중국 등 개도국으로 수출을 할 때 ‘통관애로 예방 5계명’을 기억해 둬야 한다. ▲관세사 등 전문가를 통한 HS품목분류 사전심사를 신청하라 ▲유망수출국이 정해지면, 상품수입에 필요한 현지 허가·인증 등을 미리 준비하라 ▲FTA 협정별 주요내용과 자사 물품의 협정세율 및 원산지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라 ▲신속한 통관, 검사율 축소를 위해서는 AEO(종합인증우수업체) 공인인증을 획득하라 ▲통관애로 발생 즉시 관세청 등 유관기관에 지원을 요청하라 등이다.

무역을 할때 가장 기본적인 ‘ABC’는 품목분류를 통한 HS코드 확인이다. HS코드는 WCO(세계관세기구)에서 제정해, 1988년 발효된 HS협약(The 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Harmonized Commodity Description and Coding System)에 따라 물품별로 부여되는 품목분류번호다. 관세, 무역통계, 운송, 보험 등과 같은 다양한 목적에 사용될 수 있는 국제코드체계로 140개 정도의 국가가 협약에 가입했다.

간혹 상품명 등을 관세청 시스템에 입력해 HS코드를 확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매우 위험한 방법이다. 관세사 또는 세관품목분류 전문행정관을 통해 품목분류를 정확하게 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52개국과 총 15개의 FTA를 발효한 우리나라는 전체 교역의 약 68%가 FTA협정국과 이뤄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즉 FTA 협정별 원산지규정에 대한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세관에서 실시하는 사후원산지 조사에 예방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 WTO(세계무역기구)는 2014년 ‘무역원활화 협정’을 통해, ‘공인된 사업자’에 대한 159개 회원국의 혜택부여와 상호인정을 명문화했으므로 AEO(종합인증우수업체) 제도는 무역을 하는데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돼가고 있음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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