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늘고 있으나, 한 국가가 모든 산업에서 우위일 수 없는 만큼 FTA로 피해를 입는 산업분야가 생겨난다. 한국에서 농업이 그렇다. 농가의 피해를 줄이고자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FTA 피해보전직불제(FTA 직불제)’가 대표적이다.

FTA 피해보전직불제는 수입 농축수산물 증가로 인한 가격하락으로부터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2004년 한·칠레 FTA 대책으로 처음 도입됐다. 2013년에는 처음으로 한우와 송아지에 대해 적용됐으며, 이후 피해지원 대상품목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피해품목의 가격 하락분 일부(90%)를 보전해준다. 기본적으로 ‘FTA 협정에 따라 관세가 감축 또는 철폐되거나, 관세할당물량이 증가한 농축수산물’이라면 피해보전직불금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실제는 ‘자유무역협정 이행에 따른 농업인 등 지원센터’와 같은 유관단체의 조사·분석·심의를 거쳐 해당 부처장관이 최종적으로 선정, 고시하는 품목에 한해 직불금이 지급된다.

지자체나 관련부처가 공고를 내면, 피해를 입은 생산자가 지급신청서 등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지원대상 품목의 생산자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 또는 읍·면·동사무소에 제출하면 된다.

그런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FTA 직불금 신청률은 평균 24%(면적 기준) 수준에 불과하다. 피해농가 10곳 가운데 2곳만 신청하는 셈이다. 고령화된 농촌의 특성상 FTA 직불제 자체를 몰라 신청률이 저조하다는 분석이 많다. 신청·접수에 필요한 생산·판매 증명서류 등을 고령자가 준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올해 FTA 직불금 지급품목인 도라지의 경우 ▲발동기준이 된 한·중 FTA 발효일(2015년 12월20일) 이전부터 도라지를 생산했음을 증명하는 서류 ▲전년도 판매를 증명하는 서류 ▲토지를 무단으로 점유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서류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기록해 보관하는 농민은 극히 드물다. 또 영세규모의 농가일수록 소비자와 직접거래하는 경우가 많아 매매계약서나 영수증 등을 챙겨놓은 경우도 많지 않다. 구비해야 할 서류에 비해 지원금액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농업인은 개인당 3500만원, 농업법인은 법인당 5000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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