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8월31일. 대구역에서 KTX 열차 2대와 무궁화호 열차 1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대구역을 지나던 KTX 열차와 무궁화호 열차가 1차 충돌한 이후, 충돌한 KTX 열차가 옆으로 기울어지면서 다른 선로를 달리던 KTX 열차와 2차 충돌이 일어났다. 사고발생 직후 승객들은 출입문이 열리지 않자 유리창을 깨고 탈출을 시도했고, 이후 KTX 승무원들이 출입문을 개방해 줌으로써 승객들은 대비해 추가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지난 2013년 8월에 발생한 대구역 열차 사고 당시, 사고 열차에 타고 있던 KTX 승무원은 출입문을 수동개폐하고 승객들을 대피시켰다. 이 당연한 업무는 당시 코레일 메뉴얼에 따르면 승무원 업무 외 범위에 해당하는 행동이었다. <사진=뉴시스>

세월호사건 이후 안전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면서 2015년 7월 철도안전법에 여객승무원의 안전업무를 의무화하는 조항이 만들어졌다. 현행 철도안전법 제40조의2 ‘철도종사자의 준수사항’에 따르면, 철도사고 등이 발생하면 해당 철도차량 운전업무 종사자와 여객승무원은 철도사고 등의 현장을 이탈해서는 안되며, 후속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또 동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여객승무원이 안내방송과 여객 대피, 비상문 개방, 사상자 발생시 응급처치와 의료기관 긴급이송 등의 후속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후속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승무원 안전교육·비상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여객승무원의 안전업무 이행의무를 명시한 철도안전법에도 불구하고 코레일이 승무업무 자체를 외주화함으로써 사고발생시 승객과 열차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KTX 승무업무 직접고용 및 해고승무원 문제해결을 위한 토론회’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강문대 사무총장은 “세월호 사건 이후 개정된 철도안전법에 따라 승무원들의 안전업무가 강화됐음에도, 여전히 안전교육, 비상훈련 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KTX승무업무 직접고용 및 해고승무원 문제해결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여객승무원들의 직접고용을 피하기 위해 안전까지 외주화하고 있는 코레일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기이코노미

그렇다고 외주업체가 비상사태 발생에 대비한 안전교육을 제대로 시행하는 것도 아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KTX 승무원 A씨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5년여 전부터 안전교육은 2시간 남짓 동영상을 시청하는게 전부다. 그 내용도 ‘무거운 물건을 들때 조심해야 할 부분’과 같이 개인안전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고, 열차사고 등 중대사고 발생시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해도 열차팀장이 승무원에게 지시도 제대로 못해”

KTX 승무원 A씨에 따르면, 현재 KTX가 한번 운행될 때 열차팀장 1명과 승무원 2명 여기에 간혹 판매직원 1명 등 보통 3~4명의 직원이 함께 탑승한다. 승무원은 2004년부터 100% 외주화된 상태며 열차팀장은 코레일 소속이다. 3명의 직원이 열차에 탑승하면서도 각자 소속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소통을 할 수 없다. 긴박한 상황에서 이런 상황이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 KTX 승무원 A씨 “평시는 물론 사고가 발생해도 열차팀장이 KTX 승무원에게 지시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했다.

안전사회 시민네트워크 박순철 사무처장도 같은 지적을 했다. 박 사무처장은 “항공승무원의 신입교육 프로그램중 약 40%가 안전교육이다. 하지만 코레일 관광개발은 2014년까지 수년간 인건비 절감을 위해 철도안전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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