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기에 접어들어 쇠퇴와 도약의 갈림길에 선 국내 생활소비재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법적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연구원 이임자 연구위원은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과 중소기업중앙회가 19일 개최한 ‘생활소비재산업 고부가가치화 및 경쟁력 강화 지원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생활소비재산업은 시장규모·고용성장률이 크고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큰 산업”이라며 “그러나 국내 생활소비재산업은 성숙기에 들어서고 있어 성장률이 주춤하고, 국제적으로도 가격·품질 경쟁력에서 애매한 위치이기 때문에 육성할 수 있는 법제도 등 발전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생활소비재는 일상생활에서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제품 또는 서비스다. ▲가구 ▲가방 ▲귀금속 ▲문구 ▲미용기기 ▲소형가전 ▲시계 ▲신발 ▲악기 ▲안경 ▲완구 ▲운동레저용품 ▲위생용품 ▲의류 ▲주방용품 ▲화장품 등과 그 밖에 최종 소비를 목적으로 생산되는 제품 및 서비스를 말한다. 생활소비재산업은 생활소비재를 기획·연구·개발·생산·유통 또는 판매하는 업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생활소비재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또 신흥국의 성장과 세계적인 중산층 증가추세 등으로 인해 해외시장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생활소비재산업은 중소기업이 창업하고 성공하기에 적합한 분야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한국은행에 따르면, 생활소비재 내수시장은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7.2% 성장(제조업 6.9%)해 2014년 68조원의 시장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4년간 내수에서의 생활소비재산업 성장률은 6.9%로 제조업 내수 성장률(2.5%)보다 두배이상 높다.

생활소비재산업 중에서도 특히 안경(24.7%), 귀금속(20.7%), 소형가전(15.5%), 완구(11.5%) 등은 최근 4년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생활소비재산업의 종사자수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4.2% 증가해 2014년 이후에는 제조업 고용성장률을 추월했다.

개도국·선진국 사이 품질·가격 경쟁력 샌드위치 신세

그러나 국내 생활소비재산업은 성장률이 둔화되고 수익이 점차 낮아지는 등 산업의 수명주기로 보면, 성숙기 특성을 보인다. 또 개도국의 중저가제품에 비해서는 가격경쟁력에서, 선진국의 고가제품과 비교하면 품질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 샌드위치 신세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다. 국내 생활소비재산업을 종합·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미비해, 산업고도화와 지속성장발전에 한계를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이 연구위원이 이날 발표한 생활소비재산업의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중국은 가격, EU는 품질·디자인·브랜드, 미국은 기술·연구개발 관련 산업생태계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미국, EU 등 선진국의 비가격경쟁력 및 관련 산업생태계는 한국대비 10%이상 높은데 반해 가격경쟁력은 거의 한국수준에 근접했다. 우리나라는 관련 산업생태계 및 가격경쟁력에서 중국보다 열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위원은 “생활소비재산업은 다양한 주체 및 대내외 환경변화와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생활소비재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고, 장기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포괄적 범위에서 발전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소비재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및 활성화를 위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산업발전전략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생활소비재산업 지원 법률(안)’에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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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도읍 의원은 지난 4월 ‘생활소비재산업 고부가가치화 및 경쟁력 강화 지원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률안의 내용을 보면,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5년마다 생활소비재산업 경쟁력 강화 기본계획을, 매년 생활소비재산업 경쟁력 강화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또 생활소비재산업발전위원회와 한국생활소비재산업진흥원을 설립하는 한편, 각 시·도에 생활소비재산업 혁신클러스터를 지정해 지원사업을 수행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우수생활소비재 사업자 지원,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 디자인·브랜드 개발 지원, 해외진출·국제협력 지원, 생활소비자기업·산업 첨단화 지원, 금융·재정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의원은 “기존의 생활소비재산업이 새로운 IT기술·콘텐츠·첨단소재·디자인 등과 융합되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식집약형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국내 생활소비재산업을 창의적이고 신선한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가와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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