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 보상금, EU FTA 농가지원의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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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보상금, EU FTA 농가지원의 55% “FTA 예산 키우기” 비난에 농식품부 “초과지원 맞지만 눈속임 아니다”: 기사입력2014-04-23 18:17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유럽연합(EU) FTA 발효에 따른 축산농가 피해 대책 자금지원 중 살처분 보상금이 55%를 차지했다. 언론보도는 이에 ‘눈속임용’ 의혹을 보냈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살처분도 FTA 대책에 포함돼, 눈속임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는 23일자 기사에서 산업부와 농식품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2011∼2013년 3년간 배정된 한·EU FTA 국내 대책 예산은 1조6559억원이지만 실제로는 예산의 2배 가까운 3조1425억원(집행률 189.8%)이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계획한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FTA 피해 대책에 쓴 것처럼 보이지만, 살처분 보상금으로 쓰인 돈은 1조7256억원(집행률 1327.4%)으로 전체 지원금의 절반을 넘는다는 것이다. 전체 예산 중 55%가 살처분 보상금으로 소요된 것이다.

이 기사는 긴급 방역 대책이 FTA 피해 대책으로 둔갑해 '통계상의 왜곡'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 살처분 보상금을 제외하면 FTA 피해 대책의 예산 집행률은 90%대로 뚝 떨어졌다는 자료도 제시했다.

특히 FTA 피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살처분 보상금이 FTA 대책에 포함된 것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살처분 보상금은 2011년 한·EU FTA 대책 수립 과정에서 처음 삽입됐으며 그보다 앞서 만들어진 한미 FTA 대책에는 빠져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살처분 보상금은 국가재난 대응 비용일 뿐 FTA와는 거리가 멀다”며 FTA 피해 지원 규모를 과대 포장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전문가의 발언도 인용했다.

농식품부는 같은날 자료를 내고, “살처분 보상금은 가축질병 발생시 그 확산을 방지하여 축산물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축산 농가의 경영안정에 기여하는 등 우리 축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FTA 대책에 포함된 사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EU FTA 대책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총 10.8조원을 투융자하기로 예정돼 있고, 이 중 살처분 보상금은 3.3%인 3623억원이라는 수치까지 제시했다. 2011년에는 전국적인 구제역 발병으로 살처분 보상금이 계획보다 ‘초과지원’ 됐지만, 살처분 보상금이 늘어나더라도 기타 FTA 대책 사업의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초과지출’이라는 농식품부의 설명은 상당한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된 3623억원 대비 5배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데다, 재난대응적 성격이 강한 살처분 보상금을 FTA 피해대책 자금에 끼워넣음으로써 전체 자금이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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