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이 넓게 펼쳐진 브베(Vevey). 이곳은 중세시대부터 와인 산업의 중심지로 번창했던 도시라고 한다. 세계적인 기업 ‘네슬레’ 본사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레만 호반에는 브베를 사랑했던 찰리 채플린의 동상이 있는데, 채플린 뿐만 아니라 많은 유명 인사들이 브베를 사랑했다.

브베와 몽트뢰 사이에는 그들의 일화와 함께 연고지를 방문하는 산책 코스도 만들어져 있다. 오랜 건물들이 남아 있는 거리와 아름다운 꽃길이 어우러진 레만 호숫가 산책길, 포도밭 사이 오솔길 등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기차와 케이블을 타고 레 플레이아드, 몽펠르랑 등 작은 산으로 오르면 호수와 알프스의 풍경과 함께 아기자기한 들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채플린 동상. 브베 근교의 코르시에(Corsier)에서 만년을 보낸 명배우 채플린을 기리는 동상이 호반 산책로에 세워져 있다.<사진=상상출판>

굴뚝 모자에 통이 넓은 바지, 그리고 코밑 수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킨 찰리 채플린은 1910년 미국으로 건너가 풍자 희극인으로 유명해졌다. 그의 영화속에는 가난한 사람이나 불행한 사람이 등장하며, 웃음 속에 감동을 준다.

찰리 채플린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만든 ‘뉴욕의 왕’에서 전쟁과 정치를 풍자해 오해까지 받았고, 그 후 스위스로 이주했으며, 1975년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KBE 작위를 수여받았다. 대표 작품으로 ‘키드’, ‘황금광 시대’, ‘모던 타임즈’, ‘위대한 독재자’, ‘어깨총’, ‘라임라이트’ 등이 있다.

20세기 현대사의 산 증인인 그는 1950년대 ‘매카시즘’의 피해자였다. 자본주의의 비인간성을 비판한 영화 ‘모던 타임스’가 우파들에게는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주의 작품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찰리 채플린은 미국에서 추방당해 스위스에 정착한다. 그 후 그가 미국을 단 한 차례 방문한다. 그가 83세때 아카데미 시상식 자리였다. 스위스에서 노년을 보낸 그는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2008년 마틴 시에프는 ‘채플린:삶’에서 채플린의 생애를 다음과 같이 평했다.

“채플린은 그저 큰 인물이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위대한 사람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슬픔이 가득한 세상에 찰리 채플린은 코메디를 선사했다. 그후 25년간의 세월을 지나는 동안 세상에는 대공황과 히틀러의 등장이라는 큰 사건이 있었고 채플린은 자신의 작업에서 이를 비켜가지 않았다. 채플린은 누구보다 큰 사람이었다. 상심에 빠진 수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의 웃음을 선사한 이가 채플린 말고 또 누가 있을 것인가.”[유철상 상상출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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