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A사는 중국 대형마트 입점을 추진하던 중, 기존 거래관계가 있던 해외업체가 중국 현지에서 A사의 상표를 무단으로 먼저 등록한 것을 알았다. 대처를 망설이던 중에 대형마트로부터 입점계약 취소를 통보받았고, 이로인해 5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2. 국내 인기 치킨프랜차이즈 B사는 중국, 홍콩 등 해외진출을 준비하던 중 중국 상표브로커가 B사의 모방상표 다수를 등록한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의 ‘K-브랜드 보호 컨설팅’ 사업을 알게됐고, 이를 통해 이의신청과 협상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상표를 양도받을 수 있었으며, 상표권 등록에 걸리는 복잡한 절차와 시간을 줄여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한류로 인해 국내 중소·중견 제품의 해외진출이 늘면서 상표권 선점에 따른 기업피해가 늘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 4일 발간한 ‘2016년 지식재산권 침해단속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관세청이 지난해 적발한 지식재산권(지재권) 침해물품 총 9853건 가운데 95.6%(9422건)가 상표권이었다. 이미 해외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이라면 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의 ‘K-브랜드 보호 컨설팅’ 사업을 통해 자사 브랜드를 보호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컨설팅 비용 지원외 협상전략 등 활용가능한 정보 제공

‘K-브랜드 보호 컨설팅’은 국제 지재권 분쟁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중견기업에 맞춤형 지재권 법률 컨설팅과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단순히 비용만 지원하는게 아니라 경험이 없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협상전략 등의 활용 가능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인력, 정보 등이 부족해 지재권을 침해당해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소송을 통해 권리를 되찾아오고 싶어도, 소요되는 비용 때문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 지재권 침해는 단순히 금전적 피해를 넘어 기업의 존폐위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부는 이같은 기업을 보호하고, 모조품에 따른 피해를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제품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K-브랜드 보호 컨설팅’ 지원은 예방과 대응 두가지 측면에서 이뤄진다. 예방은 수출이 예정된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다. 예컨대 수출예정기업은 국내에서 사용 중인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가 있는지 조사검색·서비스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중국진출기업은 자사가 현지화 상표로 검토 중인 상표와 유사한 상표가 이미 등록돼있는지 알 수 있다. 만약 같거나 유사한 상표가 발견되면 현지의 영업현황, 상표 상업현황 등을 바탕으로 출원시 등록가능성과 침해가능성도 알 수 있다. 

자사의 상표가 무단으로 선등록 된 것을 발견했다면 대응부분을 활용할 수 있다. 무단등록된 상표나 디자인에 대한 무효(취소·거절) 방법이나 권리를 양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협상전략을 제시해준다. 이후 경고장 발송, 해외 대리인을 통한 회수협상, 무효심판, 이의신청 방법 등도 지원한다. 중소기업은 정부가 컨설팅비용의 70%를, 예방과 대응에 각각 최대 700만원·2800만원까지 지원한다. 중견기업의 경우에는 정부가 50%를, 예방과 대응에 각각 최대 500만원·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제품 판매중이며 상표·디자인 등록·출원기업만 신청 가능

모든 중소·중견기업이 지원가능 한 것은 아니고 국내에 실제 제품을 판매중이며 상표와 디자인을 국내에 등록, 출원(공개)한 기업만 가능하다. 수출실적이 있는 기업, 이노비즈인증기업, 월드클래스300기업, 소송보험가입기업 등은 심사과정에서 가점이 있으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업규모 증명서, 수출실적 증명서, 그 외 가산점 증명서 등 관련서류를 준비해 지원하면 된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 홈페이지나 IP-NAVI(www.ip-navi.or.kr)를 통해 공고가 나면, 기업이 신청을 하는 식이다. 이후 기업심사와 수행기관 컨설팅 비용 등을 검토한 후 컨설팅이 진행된다. 올해는 9월12일부터 29일까지 정기모집을 받고, 이후 예산이 남으면 수시신청이 가능하다. 단 중간과정과 최종과정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보고회에 참석해 성과를 발표해야 한다. 모든 사업이 종료된 후 정부지원금이 지급된다. 관심이 있는 기업들은 한국지식재산보호원 분쟁예방팀에 문의하면 된다.

한국재산보호원 분쟁예방팀 이태형 선임연구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최근 중국 상표브로커들이 상표권을 선점하기 위해 과거에 비해 훨씬 조직적·지능적으로 상표를 무단 선점하는 일이 늘고 있다”며 “중국에 진출 예정이 있는 중소·중견기업은 지원사업을 이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중국에서 상표 출원에 필요한 상세한 컨설팅을 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분쟁을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