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 북방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공표한 가운데, 26일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최근 꾸려진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주도하에 개최된 토론회는 그간 소홀했던 러시아와의 협력방안과 선결과제 등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대통령이 몇 차례나 북방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탓인지, 토론회장은 발 디딜틈 없이 붐볐다. 마련된 자리는 시작전부터 가득찼고, 토론회가 진행되고 나서도 진행요원이 의자를 준비하는 등 분주했다. 북방경제에 대한 관심이 놀랄만한 수준이었다.

대표적인 북방지역 러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시장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아울러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도 협력을 해야할 국가중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은 뒤로한 채 그동안 찬밥 취급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기준 러시아와 한국의 교역액은 134억달러로, 한국의 전체 대외교역액의 1.5%에 불과하다. 서방의 경제제재와 행정기관의 부패, 투자자 보호제도의 미흡 등과 같은 다양한 위험요인이 곳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정부차원의 러시아 협력정책이 있었지만, 이렇다 할 진전은 없었다.

이 때문에 특정시장 지원이 요란스러운 것은 적잖이 반갑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개운하지가 않다. 물론 중요성에 비해, 기존의 투자나 협력이 미흡하기에 속도를 내야할 필요가 있다. 염두에 둘 것은 잠재력이 크고, 정치적으로도 반드시 협력이 필요한 나라가 북방국가들만은 아니라는 점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냐다. 정부는 과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을 유망시장으로 꼽고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장려해왔다. 그러나 실제 진출을 고려하거나 진출했던 기업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장려만 했지 실질적인 지원책은 미비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인도시장 관련 행사장에서 만난 한 업계관계자는 “신시장의 중요성을 말하면 뭐하냐. 미국, 중국 등 기존시장에 대부분 지원이 집중돼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대표도 “정상회담을 하거나 공식적으로 거론하는 경우에나 그 시장에 대한 투자가 잠깐 이뤄질 뿐, 지속적이지 않다”고 했다. 유망한 신시장을 발굴하고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기조에는 적극 찬성한다. 문제는 단기적인 지원책에 머물지 말고, 우리 기업이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진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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