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에서 기차로 1시간 안팎의 거리에 있는 지방 소도시를 들러보자. 집집마다 벽화로 꾸며져 마을 전체가 마치 중세 미술관 같은 슈타인 암 라인(Stein am Rhein)을 비롯 상트갈렌(St. Gallen), 아펜첼(Appenzell), 라퍼스빌(Rapperswil), 샤프하우젠(Schaffhausen), 빈터투어(Winterthur), 바덴(Baden) 등이 그곳이다.

◇상트갈렌=보덴호(Bedensee)에서 가깝다. 동부 스위스 지방의 도시인데, 스위스 섬유산업의 중심지다. 센티스(Säntis) 봉우리와 콘스탄츠 호수(Lake Constance)에 있는 아펜첼(Appenzell)을 여행할 때 이상적인 출발지점이다.

수도원 부속 도서관(Stiftsbibliothek)<사진=스위스정부관광청>

8세기에 세워진 상트갈렌 수도원은 현재 수도원으로 이용하고 있진 않지만, 바로크 건축으로 아름다운 대성당과 부속 도서관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카테드랄(대성당, Kathedrale)은 18세기에 재건된 바로크 양식의 걸작이며, 옆에 있는 수도원 부속 도서관(Stiftsbibliothek)은 세계 최대급 중세 도서관이다.

직물·섬유 박물관(Textilmuseum)도 있는데, 섬유산업으로 번창한 상트갈렌 특유의 박물관으로 유럽에서 유일한 14~20세기의 자수나 레이스 등의 컬렉션이 유명하다.

◇아펜첼(Appenzell)=스위스 전통이 깃든 마을이다. 완만한 언덕이 이어지는 전원 풍경이 특징이다. 알프스 알프슈타인(Alpstein) 봉우리로 들어가는 초입이며, 아펜첼 인너로드(Appenzell Inner Rhodes)주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매콤한 아펜첼 전통 고기인 모스트브로클리(Mostbrockli), 아펜첼 치즈, 허브차의 일종인 아펜첼 알펜비터(Appenzell Alpenbitter) 등 이 지역 명물을 놓치지 말 것.

◇라퍼스빌(Rapperswil)=취리히 호반에 위치한 아담한 마을로, 고성과 역사적인 건물이 남아 있다. 14세기경에는 목조 다리를 통해 맞은 편 프페피콘으로 건너가 아인지델른의 수도원으로 향하는 중세의 순례길인 ‘성 야콥의 길’의 요지이기도 했다. 장미의 마을로도 유명하다.

알러하일리겐 박물관(Museum zu Allerheiligen)<사진=스위스정부관광청>

◇샤프하우젠(Schaffhausen)=독일어로 ‘배로 된 집’이란 뜻을 지닌 샤프하우젠은 이름 그대로 라인 강 무역으로 번창한 마을이다. 크기와 압력으로 관광객을 압도하는 라인 폭포가 가까이에 있다. 라인 폭포(Rheinfall)는 150m 폭, 24m 높이에서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루는 폭포다. 언덕 위에 있는 라우펜 성에서 폭포를 감상하는 것도 운치가 있다.

11세기 지어진 베네딕트 파 수도원인 알러하일리겐 박물관(Museum zu Allerheiligen)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걸작이다.

◇빈터투어(Winterthur)=스위스 산업의 주요 거점으로 비즈니스 때문에 방문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도시 중심에 있는 라인하트(Reinhart) 미술관과 교외의 뢰머홀츠(Römerholz)를 들러본다.

◇바덴(Baden)=로마시대부터 명성을 떨친 유명한 온천 고장이다. 현재도 47℃의 유황천이 나오며 식용요법, 입욕요법 등이 이용되고 있다. 예부터 많은 환자들이 치유를 목적으로 이곳을 방문한다고 한다. 스위스의 아름다운 도시 중 한 곳으로 손꼽힐 만큼 고풍스러움을 간직한 구시가는 물론 흥미로운 신식 건축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남다르다.[유철상 상상출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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