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서비스업에 ICT와 AI, IoT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핵심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융합된 신제품·서비스를 적극 창출하고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 아마존, 구글, 테슬라 등이 1990년 후반부터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고 신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그러나 국내의 산업여건은 수요기반의 융합 신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사업화하는데, 시스템과 기업역량이 아직은 미흡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산업연구원 유병규 원장에 따르면 국내산업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고,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며,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과학기술 ICT융합을 적극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 기존의 업을 파괴하고 신사업을 창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전략으로는 ▲스마트공장 보급 정책 강화 ▲제조업·ICT 융합정책 보완 ▲서비스업·ICT 융합 활성화 ▲제조·서비스 융합 확대 등을 제시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스마트공장 보급 정책 강화=정부에서는 2014년 제조업혁신 3.0 전략을 마련하고, 민관합동으로 2020년까지 중소·중견기업 대상 스마트공장 1만개 보급확산 및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6년말 현재 중소·중견기업 총 2800개사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올해도 2200개사의 스마트공장 보급을 지원하는 등 2025년 3만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유 원장은 현행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과 관련, 스마트공장 자동화로 인한 생산성 제고를 넘어서는 산업별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데는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또 대·중소기업간의 표준플랫폼에 대한 수준이나 인식에 간극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스마트공장 시스템도 대부분 고가의 외국산 상용 SW에 의존하고 있어 중소기업이 이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유럽 등 선진국이 핵심기술과 표준화를 선점하고 있어 스마트공장 도입이 확대됨에 따라 향후 해외에 종속될 우려도 있다고 했다.

따라서 다양한 비즈니스모델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용 플랫폼 구축과 함께 대·중소기업간 표준플랫폼을 공동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또 스마트공장 핵심기술 국산화를 서두르고, 글로벌 선도기업과 공동으로 국제표준화를 주도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제조업·ICT 융합정책 보완=정부는 2012년 ‘산업융합발전 기본계획’, 2013년 ‘IT융합 확산 전략’, 2016년 ‘12대 신산업 창출을 위한 정책과제’ 등을 통해 ICT융합 확산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 원장은 제조업·ICT 융합 정책의 문제점으로는 신기술의 산업화 촉진을 위한 제조업·ICT 융합 테스트베드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또 이업종간의 이해부족 등으로 효율적인 산업융합의 기회가 제약되고 있으며, 인공지능·Io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기술과 사업화 진전속도도 미흡하다고 했다.

유 원장은 제조·ICT융합 활성화를 위해 신기술의 시험·인증 및 실증을 통해 초기 시장창출을 할 수 있는 전략적 테스트베드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민간주도의 ‘융합 얼라이언스’를 주요업종 전반으로 활성화해 융합주체간 연계협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서비스업·ICT 융합 활성화=정부는 기존 서비스업과 ICT융합을 통한 융합서비스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 ‘ICT융합 확산 전략’과, 지난해 ‘서비스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교육(MOOC), 의료(U-헬스), 금융(핀테크), 물류(융복합물류서비스) 등 유망 ICT융합서비스 활성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유 원장은 핀테크, 스마트헬스 등은 지나친 규제, 법체계 미비 등으로 시장성장이 더디며, 우버 등 공유경제 플랫폼 서비스는 기존 업계와의 갈등으로 인해 시장진출이 제한된다는 점은 관련 산업 활성화를 가로막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서비스업·ICT 융합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조업 위주의 지원에서 서비스업 혁신을 위한 지원정책으로 확대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유 원장의 견해다. ICT융합 신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일반적인 TF나 위원회 보다는 영국의 Deliverly Lab 같은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했다. Deliverly Lab은 연관된 모든 부서로부터 20~30명을 모아 풀타임으로 함께 솔루션을 개발하는 조직이다.

◇제조·서비스 융합 확대=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서비스업의 부각으로 제조·서비스 융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도 제조·서비스 융합을 통한 국내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 발표한 ‘두뇌역량 우수전문기업 육성방안’, 2014년 발표한 ‘제조엔지니어링SW 기술개발 및 활용사업’ 등이 해당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제조·서비스 융합이 저조하고 생태계는 취약한 상태다. 제조업체의 저조한 융합서비스 활용률과 인식부족으로 시장이 협소하고 관련 산업의 통계도 마련되지 않아 정책대상을 명확히 할 수 없어 집중지원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

유 원장은 융합서비스 주체가 R&D 기획단계에서 시장수요를 반영함으로써 기술사업화 성과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또 대학과 기업이 연계된 수요 맞춤형 인력양성 프로그램, 프로젝트 연계형 석박사 제도 확대 등을 제안했다. 이와함께 제조·서비스 융합분야에 대한 특수통계 분류체계를 구축해 정책대상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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