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에 대한 해외 특허괴물(특허관리전문회사, NPE:Non Practicing Entities)의 소송제기 그리고 중국의 상표권 침해가 빈번하게 일어남에도 정부의 대응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특허보호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2년부터 2017년 7월까지 우리기업이 특허괴물로부터 당한 해외소송 건수는 총 1020건으로, 매년 170건 정도다.

특허괴물은 특허를 실시할 의도도 없으면서도 특허를 구입하고, 기업들이 해당특허를 침해하기를 기다려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한 후, 침해자와 실시권 협상을 통해 고액의 실시료를 획득하려는 특허전문회사를 뜻한다.

이런 특허괴물들은 주로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한다. 현대자동차는 2011년과 2013년 ‘Clear With Computer’사와 2015년 ‘Paice LLC’와의 손해배상소송에서 총 5040만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2012년 ‘InterDigital’사를 비롯, 2016년까지 총 5개사로부터 소송을 당해 총 1억2123만달러, SK하이닉스는 2013년 ‘Rambus Inc’에 2억4000만달러, LG전자는 2016년 ‘Core Wireless’사에 350만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중소기업 예외 아니다…6년동안 120건 특허침해 제소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또한 특허괴물의 피해자다. 국내 중소기업이 특허괴물로부터 해외소송을 당한 건수는 2012년 33건을 시작으로 올해 7월까지 총 120건에 이른다.

특허괴물의 소송은 연구개발 자금을 소송비용으로 소모하게 하고, 특허남용과 거래비용을 증가시켜 특허에 대한 시장가치를 혼란스럽게 한다. 또 박 의원 자료에 따르면, 특허괴물과의 분쟁으로 기업들은 ‘대외이미지 하락’(49.2%), ‘매출감소’(44.6%), ‘손해배상 등 경제적 부담’(36.9%) 등의 피해를 입었다.

박 의원은 “국내에서는 특허괴물이 활동하지 못하나, 미국 등 외국에서 국내기업이 특허괴물로부터 침해소송을 당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며 “최근 국내기업과 특허괴물간 해외 소송건수 감소는 미국이 특허제도를 개선해 특허괴물 활동이 제한되고 있는 것에 비롯한다”고 말했다.

중국 상표브로커…3년여간 상표권 침해로 인한 피해 168억

특허권뿐만 아니라 상표권도 문제다. 최근 중국에서는 국내기업 상표를 무단으로 선점하는 상표 브로커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7월까지 93개 중국 상표브로커들이 화장품, 식품, 의류, 프랜차이즈 등의 업종에서 국내기업 상표권 총 1596건을 무단 선점했으며, 이로인한 피해액은 168억2700여만원에 이른다. 주요 상표 브로커 3명이 417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한 명은 293건을 가지고 있다.

이에 특허청은 2014년 12월 ‘K-브랜드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상표권 보호 컨설팅 사업은 150여개 기업만을 지원하고 있어, 이미 상표권을 선점당한 1000여개 기업에 대한 지원은 미흡한 상태다. 또 이와 관련된 예산은 2015년과 2016년을 합해 7200만원에 불과하다.

박 의원은 “문제는 중국 내에서 밝혀지지 않은 무단 선점 사례가 더 많고, 이외의 국가에 대해서는 전혀 실태조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국내기업 보호를 위해 실태조사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