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R&D 투자금액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결과물은 투자금액만큼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015년도 연구개발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R&D 투자금액은 65조9594억원으로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에 이어 세계 6위다. 국내총생산(GDP)대비 R&D 투자금액 비중은 4.23%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음에도 세계 1위다.

적지 않은 금액을 R&D에 투자하고 있지만, 그 결과물은 신통치 않다. 13일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발표한 19개 출연연이 보유한 특허중 ‘3극 특허’ 비중을 보면, 2011년 2018건중 35건(1.7%)에서 2015년 2776건중 24건(0.9%)으로, 그나마 적은 비중도 하락추세다. ‘3극 특허’는 지식재산 강국이자 선두그룹인 미국, 일본, EU 3곳의 특허청에 모두 등록된 특허로, 특허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19개 출연연별 보유 특허수대비 3극 특허 비중을 보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21건(4.0%), 한국전자통신연구원 80건(4.0%), 한국화학연구원 20건(2.5%),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7건(2.3%) 순이다. 나머지 15개 기관은 모두 1%대 이하 비중을 보였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단 한건의 3극 특허도 없다.

같은기간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 수준을 봐도, 낮은 수준의 특허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발명진흥회의 특허분석평가시스템에 따르면, 총 9개 등급중 상위 3개 등급에 포함된 특허 건수는 2011년 357건으로 전체 17.7%였지만, 2012년(16.4%), 2013년(14.4%), 2014년(15.9%), 2015년(13.4%) 연속해서 하락추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25.0%), 한국과학기술연구원(20.6%) 두 곳만이 우수특허 비율이 20% 넘어설 뿐, 나머지 출연연은 모두 20% 이하의 비율을 보였다.

이에대해 김 의원은 “활용가능성이 낮은 특허출원 비중이 높다”며 “기술이전·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특허에 투자를 강화하고, 미활용 특허 유지에 쓰이는 예산낭비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