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인가와 관련한 불법의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은행 인가과정에서 금융당국이 편법적으로 유권해석을 하는 등 금융감독을 해태하고 편법 집행함으로써 금융환경과 질서를 파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6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인가의 문제점은 ▲비은행 은행(Non Bank Bank)으로 시작됐던 인터넷은행 설립이 산업자본이 주도하는 은행이 된것 ▲금융위가 은행법을 개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탈법적인 유권해석으로 특혜 인가를 주도한 것 ▲인가 후 은산분리를 완화시키려 함으로써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형태로 금융질서를 파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인가 당시 인터넷은행 인가에 참여했던 아이뱅크 컨소시엄은 참여비율을 규정한 ‘주주간계약서’에 지배구조 장악을 위한 콜옵션 계약이나 이사회 지배를 위한 협정을 체결하지 않았다. 당시 정치권과 금융권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던 은산분리를 내용으로 한 은행법 개정을 고려하지 않고, 현행법 테두리내에서 운영가능한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심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그 결과 아이뱅크가 주주구성계획 항목에서 낮은 평가점수를 받았다. 반면, KT와 카카오는 주주간계약서에서 은행법 개정 후 은산분리 완화를 전제로 KT와 카카오가 1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도록 약정을 했다. 심 의원이 제시한 인터넷은행 인가서류(주주간계약서)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 주주인 KT와 카카오가 은산분리로 규제가 완화될 경우, KT는 케이뱅크의 지분 28~38%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30%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심 의원은 사업계획 등 다른 평가항목도 있어 아이뱅크의 탈락이 이에 근거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은행법을 지킨 결과는 낮은 평가점수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인가 당시 평가표를 보면, 아이뱅크는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은행주주로서의 적합성)’에서 ‘불충족’을 받았다.

심 의원은 “인가 제출서류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의 제출서류는 은행법 개정을 전제로 한 계획이었다”며 “국회의 정상적인 입법과정도 없이 법 개정을 전제로 한 주주계약서가 작성되고, 금융당국인 금융위는 이를 용인하고 재촉했다”고 지적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6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무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심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드라이브를 건 은산분리 완화정책은 금융산업의 질서와 환경을 어지럽힐 뿐만 아니라 현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일자리창출과 가계부채 문제와도 상충된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의 자본조달 방안은 은행법 개정을 전제로 한 자본조달 계획으로 은행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은행법에 따른 은행설립 요건인 충분한 출자능력 및 추가자본 확충 능력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인터넷뱅크 자본조달 어려움에 따른 예금자 보호 및 고용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터넷뱅킹 인가 과정에서 여러 지적이 있듯이 미흡한 점이 있다는 점에서 다시한번 살펴보고, 인허가 과정 전반에서 문제가 있다면 개선방안을 다시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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