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과 건설업을 하는 A사는 지난 1994년 10억원을 출연해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설립했다. 직원들의 주택구입과 전세자금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기금을 운영했는데, 1997년 IMF사태 이후에는 여성과 저소득 직원의 생활안정자금 대부에도 활용했다. 회사가 워크아웃을 겪는 위기 상황에서도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통해 복지혜택을 줄이지 않을 수 있었고, 이로 인해 노사관계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됐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기업의 이익을 일부 출연해 직원의 복리후생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다수의 대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제도지만, 회사의 경영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직원들에게 복지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에게도 필요한 제도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회사의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 기금 출연액에 대해서는 기부금으로 비용이 인정돼 법인세 면제 혜택이 있다. 또 임금의 경우 한번 올리면 다시 낮추기 힘들지만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출연액을 조정할 수 있어 비용부담도 신축적이다.

세금혜택을 보면, 기업이익이 100억원인 회사가 5억원을 출연한 경우 1억1000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과세표준이 100억원인 경우 기업이익 2억원 초과분인 98억원의 20%에 2000만원을 더한 총 19억8000만원의 법인세를 내야 한다. 여기에 법인세의 10%인 주민세 1억9800만원을 합치면 세금 부담액이 총 21억7800만원이다.

그러나 사내근로복지기금 5억원을 출연하면 법인세의 경우 기업이익에서 5억원을 공제해 93억원의 20%에 2000만원을 더한 18억8000만원을 내야 한다. 법인세의 10%인 주민세도 1억8800만원으로 낮아져 총 세금이 20억6800만원으로 줄어든다. 즉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용을 통해 1억1000만원의 절세효과를 보는 셈이다.  

근로복지공단은 23일 서울강남지사에서 선진기업복지제도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근로복지공단은 16일 서울지역본부를 시작으로 서울지역 각 지사에서 설명회를 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사내근로복지기금은 별도의 기금법인을 설립해 목적사업을 수행해야 한다. 목적사업은 근로자 주택구입 지원, 우리사주 구입비 지원, 생활안정 자금 대부, 장학금 지급, 재난구호금 지급, 체육·문화활동 지원, 복지시설 출자 또는 구입 등이 가능하다. 다른 법에 따라 사업주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퇴직금, 4대보험료 등에는 이용할 수 없다.

기금 운용을 위해 만드는 사내근로복지기금 법인에 대해서도 출연금에 대한 증여세 비과세 등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 계상시 이자소득 등도 손금산입되며,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의 미사용액을 기금 원금으로 전입할 때도 법인세상 손금으로 인정된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같이 근로자의 사기진작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시하는 제도를 선진기업복지라 한다.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미 보편화된 사내근로복지기금뿐 만 아니라 선택적복지, 퇴직연금, 우리사주, 근로자지원프로그램 등이 모두 선진기업복지다.

선택적복지는 예를 들어 직원 개개인에게 포인트를 지급하고 이 포인트를 개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제도다. 기업이 다양한 복지항목을 설계하면 직원들은 할당된 예산 하에서 원하는 복지혜택을 스스로 골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페테리아 플랜’이라 불리기도 한다. 직원 개개인이 스스로 복지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제도의 큰 장점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복지비용의 사전 예측이 가능해 합리적인 비용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사내근로복지기금이나 퇴직연금, 우리사주, 선택적 복지 등 다양한 선진기업복지를 도입하면 다양한 혜택이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만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이런 제도를 스스로 도입하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많다.

근로복지공단은 이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선진기업복지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상시근로자 500명 미만이며 근로복지넷에 가입한 기업은 업체당 1회 이내로 복지제도의 도입절차, 사업장에 맞는 제도 추천 등에 대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기본컨설팅을 받은 업체 중 선진기업복지제도를 도입키로 결정한 사업장은 전문컨설팅 업체를 통해 구체적인 제도 도입절차와 방식, 제도설계와 운영방법에 대한 종합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심화컨설팅은 업체당 3회 이내다. 컨설팅 신청은 근로복지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지난 23일에는 근로복지공단 서울강남지사 설명회에서 강관중 복지부장이 이같은 선진기업복지제도와 근로복지공단 지원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16일부터 서울지역본부를 시작으로 서울지역 각 지사에서 설명회를 열고 있다. 또 지난 2010년부터 서울 등 전국 6개권역에서 무료설명회를 개최하며 선진기업복지제도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들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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