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정광영 중국지역본부지부장이 지난 25일 ‘한중민간협력포럼’에서 했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12개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은 “한중민간협력포럼에서 코트라 정광영 지부장이 ‘일본 기업들은 중국에서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으로) 떠날 때 중국 파트너와의 약속을 모두 지키고 떠났는데, 야반도주한 한국기업과 대조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12개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은 “지금 중국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이 2년동안 통관, 규격인증 등 비관세장벽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걸 해결해야지, 일본과 비교해 야반도주니 해서 기업인들 힘을 빼고 자존심까지 상하게 하느냐”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그러자 조 의원은 “그럼 서로 노력해서 잘 극복해보자, 이런 이야길 해야지. 중소기업들은 역량이 부족하다는 등 어려움을 들어보고 앞장서도 모자랄 기관이 이런 식으로 말하면 어떻게 하느냐.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기대야 하는 곳이 코트라 아니냐”며 언성을 높였다.

문제가 된 발언 이외에도 정 지부장은 ‘한국기업들은 25년간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로 쉽게 사업했다. 소비자보다 직원이 많았다’, ‘롯데마트 철수에 대해 현지에서 잘했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중국의 사드보복은 오히려 우리 기업의 질적 성장 기회다’라는 등의 발언도 했다. 한중민간협력포럼 직후에도 정 지부장의 발언을 두고, 기업의 어려움을 돕기위해 두팔걷고 나서야 할 기관이 되레 기업 탓을 하며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조 의원에 이어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정광영 중국 지부장 발언은 중국에 나가있는 기업에 실망감을 안겨준다. 야반도주했다, 철수하길 잘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면 다른 기업들은 ‘우리도 철수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냐’ 혼란에 빠지는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코트라 정광영 중국지역본부지부장이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도 “야반도주라니, 정부의 녹을 먹는 공직자들이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꺼낼 수가 있느냐”고 질타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도 코트라 김재홍 사장에게 “정 지부장의 발언을 보고받은적 있느냐? 기업들 권익을 보호해줘야 하는 중국지부장이라는 사람이 찬물이나 끼얹고 있다. 그런데 보고도 질책도 못하고 있나. 왜, 사장을 하고있나. 책임은 어떻게 물을거냐”며 날을 세웠다.

코트라 김재홍 사장은 “본부장 발언의 전체적인 취지는 우리 기업들이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어려움이 굉장히 큰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기업들의 노력이 더 있었다면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며 다만 “우리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발언내용중 일부가 사려깊지 못해 기업에 마음의 상처나 불편한 생각을 준게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코트라 김재홍 사장은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발언 내용 중 일부가 사려깊지 못해 기업에 마음의 상처나 불편한 생각을 준게 있는 것 같다”며 정 지부장의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중기이코노미

조배숙 의원은 “지금 중국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이 2년동안 통관·규격인증 등 비관세장벽으로 여러가지 어려움 겪고있는데 이런걸 해결해야지, 일본과 비교해 야반도주니해서 기업인들 힘을 빼고 자존심까지 상하게 하느냐”며 “발언의 잘못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사과하고, 다음에는 그런일 없도록 결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의를 빚은 정 지부장은 “롯데마트 철수에 대해 잘했다고 평가를 한 것은 중국 경쟁업체 관계자를 만났을 때 중국 온라인시장이 커지고 있어 버티기 힘들 경우 결정을 하려면 빨리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그런 취지로 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야반도주건은 일본기업들은 현지에서 철수할 때 부채부터 갚고 했는데, 일부 우리 기업중에는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종업원을 안심시켜놓고 사장이 출국해 버린적도 있어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앞으로 조심하도록 하겠다”며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