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9일째인 24일 오전 경기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임시합동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무릎 꿇고 사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의 임시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학생들을 차례로 쳐다보며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무거운 분위기의 분향소 안은 흐느끼는 소리와 한숨소리로 가득했다. 

단원고 학생들의 죽음을 슬퍼하며 24일 경북 대구에서 상경한 이모(46·여)씨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남일이 아닌 것 같다”며 “자식을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실망했다”며 “그동안 어른들은 뭘하고 산건지 왜 이 지경이 된 건지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유족으로 보이는 한 40대 여성은 분향소에서 30여분 간 큰 소리로 통곡하다 지인의 부축을 받고 밖으로 향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오후가 되면서 수업을 마친 재학생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24일 사고 후 8일만에 첫 등교 한 단원고 재학생 100여명은 가슴엔 검은 리본을, 가방엔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노란 리본을 달고 헌화분향했다. 학생들은 열흘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만날 수 있었던 후배들의 영정앞에 국화를 헌화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임시 분향소 건물 앞에는 조문객들로 줄이 700여m까지 늘어서기도 했다. 전날부터 이 날 오후 1시30분까지 조문객은 2만3000명을 넘어섰다. 안산시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임시 합동분향소에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학생과 교사 64명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뉴시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