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는 이번 국정감사의 키워드중 하나가 됐다. 듣고도 믿어지지 않는 500여명 규모의 강원랜드 채용 청탁비리로 시작해 우리은행을 비롯 각종 공기업의 채용비리가 연일 거론됐다.

하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이번 강원랜드 등 공기업 등에서 확인된 채용청탁은 특별할 것이 없다는 것을. 그동안 공공기관 입사를 위한 채용청탁은 ‘관행화’됐고, 채용청탁의 ‘주범’은 해당 공공기관을 관할하는 상급기관의 장에서부터 직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했다. 그리고 ‘꼬리’에 불과한 채용청탁의 주범을 사주한 ‘몸통’은 여야 불문 정치권과 권력자였다.

당사자들은 이를 두고 적임자니 전문가니 등의 표현으로 애써 덧칠했지만 보은인사, 부당한 권력행사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취업공부에 열중인 청춘들, 60세를 넘어 은퇴 후에도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이들,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 그들이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이유는 개인적 무능일까, 불운일까, 아니면 권력자와의 끈이 없어서일까.

정부는 채용비리 척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음침하게 이뤄지는 것을 어찌 막을 수 있겠냐는 무책임이 아니라, 어떻게라도 발본색원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정부는 18일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정의와 양심이 우선 회복되지 않으면, 5년 뒤엔 또다시 서류에만 존재하는 일자리 정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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