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계속된 ‘골프존 갈등’ 해법은 ⑥국회·공정위가 상생협약 만든다]이진복 국회정무위원회 위원장(자유한국당)이 ㈜골프존과 골프존 사업자간의 상생을 위해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 차원에서 상생협약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18일 국회에서는 이진복 정무위원장 주재로 ㈜골프존과 골프존 사업자단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해 골프존 상생협력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진복 위원장은 “수년에 걸쳐 해결되지 않는 골프존과 사업자들간의 논란이 국정감사와 공정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까지 했음에도 해결이 안되고 있다”며 “국정감사에서의 증인신문은 질의응답시간의 한계가 있다보니 충분한 대화가 어려운 점이 있어, 충분한 의견을 나누고 중재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간담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김영찬 창업자 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해결된 게 없다”

18일 국회에서는 이진복 정무위원장 주재로 ㈜골프존과 골프존 사업자 단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참석해 골프존 상생협력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중기이코노미

이날 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골프존과 사업자의 관계는 나무로 말하면 뿌리와 줄기, 꽃과 열매와 같아서 상생해야 하는 관계”라며 “최종이익을 많이 누리는 측이 인정해야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선 사업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골프존이 그동안 행한 과중한 점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영찬 골프존 창업자에게 의원들이 여러가지 지적을 했고, 김영찬 창업자가 잘하겠다고 했지만, 일년이 지나도록 당시 지적했던 내용이 단 한가지도 해결이 안된 점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질책했다.

이어 “골프존이 오늘 이자리만 모면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주기 바란다”면서 “법적인 미비와 사각지대를 악용해온 골프존의 영업방식에 대해, 법이 없으면 법을 만들어서라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실질적인 해결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또 심 의원은 “오늘 해법 마련이 안된다면 공정위에서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마련해 더이상 국회로 안오도록 해야한다”고 공정위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이에대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가 골프존 문제에 대해 좀더 적극적으로 임했다면 좀 더 일찍 해결됐을 것이며, 그런 점에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이야기를 경청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도록 공정위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골프존 사업자 “갑질 멈추고, 시장과밀 해소해 달라”

정무위 위원들과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사업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날 간담회에는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이하 전골협), 골프존파크가맹사업협회(이하 가맹사업협회), 한국시뮬레이션스포츠문화협회(이하 시문협), 대중골프협회 등 사업자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골프존의 불공정거래 현황을 설명하고 요구사항도 전달했다.

골프존 사업자들의 애로와 요구는 각 단체별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시장과밀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구로 모아졌다.

전골협 송경화 이사장은 “스크린골프사업 하나만으로 계열사 18개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성장한 ㈜골프존의 초고속성장 이면에는 입법의 미비와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갑질횡포로 고통받는 4900여 골프존 점주들이 있다”며 “골프존의 일방적인 상생안 발표 형식이 아닌, 정식협약서를 사업자들과 함께 작성해 법적 구속력을 부여해 줄것”을 요구했다.

전골협은 ▲기존 과밀지역 신규 출점금지 및 거리제한을 통한 상권보호 ▲계속적인 거래관계에서 신제품 공급 거래거절 금지 ▲15개의 무료코스 반환 ▲과밀화 해소 등을 요구했다.

가맹사업협회 김옥삼 회장은 “골프존의 초기 가맹사업 시행착오와 준비가 부족했던 투비전시스템의 시장안착 부재로 가맹경영주들은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며 “골프존네트웍스가 제시했던 상권보호, 가격안정, 폐업 등 안전장치, 매출상승 등의 약속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맹사업협회는 ▲로열티 부과 철회 ▲하자있는 투비전 장비와 부품의 AS비용 면제 ▲유지보수비의 현실적인 조정 ▲골프존 시스템에 대한 전국 총량제에 대한 구체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시문협 김철 사무국장은 “과밀화의 폐해로 이용료가 하락했다”며 “과당경쟁으로 인해 골프존 사업자들은 시스템당 적정한 라운드 횟수를 확보하기 어렵고, 이용료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한편 과도한 시스템 업그레이드비용,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려운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문협은 ▲과밀해소를 위한 지역총량제 실시 ▲가맹점과 일반사업자간 가격정책 차별에 따른 이용료 하락 문제 해결 등을 요구했다.

㈜골프존의 박기원 대표이사가 골프존 사업자 영업환경 개선을 위한 제안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골프존 박기원 대표 “과밀화 해소위해 대안 마련하겠다”

㈜골프존 박기원 대표이사는 “골프존은 2013년부터 사업자단체들과 협의를 진행해 두차례 동반성장안을 발표하고 실행하는 등 시장과밀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동반성장안 실행에 대해 “여러가지로 준비가 부족했고, 경쟁환경이 달라진 상황에서 실효성이 없고 성과가 미비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비점을 보완해 과밀화 문제 해결에 집중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골프존이 이날 간담회에서 골프존 사업주의 영업환경 개선을 위해 제시한 방안은 상권 중복 매장들의 이전, 폐업 등을 지원해 과밀화를 완화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골프존은 향후 5년간 상생기금 250억원을 마련해 폐업하는 매장에 시스템당 500만원을 지원하는 등 매년 집행내역을 국회와 공정위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매장 반경 200미터 이내에는 중고제품을 활용한 창업을 제한해 상권을 보장하는 방안 ▲사업주와의 협의체를 만들어 과밀완화 및 영업환경 개선을 논의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안도 제시했다.

전국 각지에서 온 골프존 사업자들이 간담회장 밖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골프존이 제시한 방안에 대해 사업자단체 대표들은 과밀화를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미흡한 방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사업자는 “현재 8개 시스템을 운영중인데 대당 500만원씩 4000만원은 매장 철거비용도 안된다”며 “현실적인 보상안이 안나오면 과밀화 해소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또 다른 사업자는 “200미터는 걸어서도 쉽게 갈 수 있는 거리”라며 “피자 가맹점의 영업지역은 1200m인데 200m는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송경화 전골협 이사장은 “골프존이 제시한 방안은 현재의 시장포화와 그동안 이어져온 사업자들의 피해를 해결하기에는 무성의한 방안”이라 지적하고, “이전에도 골프존이 상생안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이번에는 협의를 통해 보다 현실적인 상생안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진복 위원장 “골프존이 가져간 이윤 나눌 방안을 마련”

이진복 위원장은 “오늘은 시간 관계상 과밀화 해소 얘기만 주로 했는데, 높은 코스사용료도 문제”라며 “골프존이 점주들과 잘 했다면 경쟁사들이 쉽게 시장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골프존이 그동안 가져간 이윤을 나눌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사업자들도 프로그램 사용료나 업그레이드 비용 등에서 어느정도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 협의안을 만들어 오면, 점주들의 주장과 골프존의 주장을 정리해 상생협약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 문제는 정무위원회가 전체회의를 해서라도 해결할 것이며, 당사자들과 국회, 공정위가 다같이 합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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