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골프존 사업과밀화의 원인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는 ‘중고기계를 이용한 창업’을 막을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   ©중기이코노미

신규판매 중단했지만, 중고창업으로 과밀화·시장가격 하락

㈜골프존은 시장과밀화로 점주들의 원성이 극에 달했던 시점인 2014년 1월 당시, 민주당 이상직 의원과 을지로위원회의 중재로 2014년 4월1일부터 1년간 골프 시뮬레이터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신규판매는 중단했지만, 사업자들은 해당 조치로 시장과밀화는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비전시스템 신규판매가 중단되자, 예비창업자들은 중고제품을 구입해 창업을 하기 시작했다. 중고창업자들이 사업을 하려면 골프존과 온라인으로 연결이 돼야 가능하다.

사업자들은 골프존이 겉으로는 신규판매를 중단하고, 뒤로는 중고판매를 부추겨 시장과밀화가 더 심각해졌다고 주장한다. 또 신규판매 중단 기간에도 구형시스템을 비전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교체판매는 계속됐다는 것이다.

송경화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이사장은 “골프존은 신규판매가 불가능해지자, 신제품을 중고로 둔갑시켜 저가로 시중에 유통시켰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비전시스템 출시 판매가가 6000여만원이었는데, 골프존은 신제품을 중고시세인 3500여만원에 판매함으로써 스크린골프 이용료를 하락시키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이진복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골프존이 중고창업자에게 온라인 연결을 해주는 것은 중고시스템 판매회사에 영업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고기계를 시중에서 살 수 없다면, 중고창업으로 인한 과밀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 중고창업을 막을 수 없다”

중고창업 중단을 요구하는 점주들의 요청에 따라, 골프존은 2016년 8월부터 12월까지 가맹시범지역내 중고창업을 제한했다.

그러나 중고창업자들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신고해 공정위 조사가 이뤄졌고, 공정위는 중고창업 제한행위가 부당한 ‘거래 거절’ 또는 ‘거래 차별’로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며 골프존에 대해 경고처분을 내렸다. 공정위의 경고처분은, 예비창업자가 개인적으로 중고시스템을 구매하면 온라인을 연결해줄 수 밖에 없다는 골프존 주장을 합리화하는 근거가 됐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박기원 ㈜골프존 대표이사도 이날 간담회에서 “중고창업 제한으로 중고창업자들의 신고가 있었고, 공정위로부터 경고처분을 받은 바 있어 중고창업을 제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 “합리적 사유라면 거래거절 제재하지 않겠다”

이에대해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공정위가 중고창업자에 대한 거래거절에 대해 경고처분을 한 바 있다”며 “그러나 모든 사안에 대해 공정위가 똑같은 심결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들의 상권보호를 위해 합리적인 사유를 가지고 여러 이해관계자와 합의해 합리적인 기준을 만든다면, 공정위는 그 기준에 맞춰 제재하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고창업자에게 온라인 연결을 안해주면, 공정위의 제재를 받기 때문에 중고창업을 막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사업자는 “골프존의 사업방식은 매장이 생겼다 망하고, 그 자리에 다른 사업자가 투자해 사업하다 또 망하고, 그래도 시스템은 중고로 여전히 거래되면서 사업자들의 투자금이 고스란히 골프존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라며 “골프존 입장에선 시장과밀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해결 의지 자체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몇년간 골프존 사태를 접하며 느낀 것은 골프존의 비즈니스 전략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수익률이 줄더라도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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