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원’ 김우탁 대표 노무사

근로기준법 제34조는 ‘사용자가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퇴직급여 제도에 관하여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하는 대로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는 ‘퇴직금 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퇴직금제도는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 및 근속기간에 대한 공로보상 등을 그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이러한 퇴직금제도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퇴직금 지급과 관련해, 사업장에서 끊임없이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으로 매달 지급하는 임금과는 달리 퇴직금은 퇴직으로 인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하기 때문에 근로의 대가성으로 이해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런 사정에 따라 퇴직금 사전포기와 분할약정이 유효한지에 대해 실무상 끊임없이 문의가 들어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퇴직금 사전포기와 분할약정은 원칙적으로 무효다.

퇴직금의 성질에 관한 판례를 보면, ‘퇴직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제공에 대한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축적하였다가 이를 기본적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가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서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니는 것이다’라고 한다.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면 일정기간 근속 후 퇴직시 노동관계법에 의해 당연히 보장되는 근로자의 권리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퇴직금 분할약정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퇴직금 분할약정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다. 판례에서는 퇴직금 분할약정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돼 무효라고 한다.

다만 퇴직금 분할약정의 경우 그 자체는 무효이지만, 단지 퇴직금 지급의무를 면탈하기 위해 연봉 등으로 지급되는 임금에 명목상 삽입한 경우가 아니라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분할해 지급한 경우라면, 근로자가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해야 한다.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면 일정기간 근속 후 퇴직시 노동관계법에 의해 당연히 보장되는 근로자의 권리다. 그러나 퇴직금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퇴직 이전에 퇴직금을 포기하거나 분할해 받는 사례가 종종 있으며, 이는 상술한 바와 같이 강행법규 위반으로서 무효가 된다. 따라서 사용자는 퇴직금의 성질에 유의해, 향후 발생할 노사관계상의 분쟁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퇴직금의 지급 및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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