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지난 12일 시작되면서 언론사 기자들에게는 소위 말하는 ‘헬게(지옥문을 뜻하는 단어 헬게이트를 의미)’가 열렸다. 정치·경제·사회 등과 관련된 이슈가 쏟아져 나온다는 점에서 기자에게는 일년중 가장 바쁜 시기라 할 수 있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정 전반에 대해 실시하는 감사로, 정부견제와 감시를 목적으로 한다. 1년간 꾸려온 나라의 살림살이를 살펴보고 평가하는 것이다. 매년 정기국회 다음날 시작해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경우 통상 20일간 진행된다.

세차례 국정감사를 취재하며 드는 생각은 매해 똑같은 지적사항이 나온다는 점이다. 특별히 그해 이슈가 되는 몇가지 사안을 제외하고는 크게 다를바 없다. 예를들어 조달청의 부정당업체 제재 실효성이 그랬고,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로펌과의 유착문제가 그렇다. 수출입은행의 전경련 회원사에 대한 여신 비율문제도 지난해 지적된 바 있다.

피감기관에서 문제된 사안을 반복해 지적해도 이를 제재할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똑같은 문제가 반복·양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감사 평가보고서를 통해 지적된 사안에 대해 시정됐다고 보고하면 끝이다. 실제 보고서를 살펴봐도 대부분 피행기관이 지적된 사안에 대해 제대로 정정했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18대 국회 이후 6년간 시정조치가 이행되지 않아 반복적으로 지적받은 안건만 630건에 달한다. 더 이상 이대로 둬서는 안된다. 지적된 사안을 제대로 조치하지 못한 피감기간에 대해서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 제재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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